핀테크 해외송금, 싸다고 무조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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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7-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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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안선영 기자 = 핀테크 업체가 해외송금 사업을 놓고 시중은행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업체는 은행보다 90% 저렴한 송금 수수료를 내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는 시중은행과 핀테크 업체의 해외송금에 대한 비교 대상이 다르고, 수수료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40여곳의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송금업이 가능해졌다. 일정 조건을 갖춘 송금업체에 한해 건당 3000달러, 고객 1인당 연간 2만달러까지 해외 송금사업을 허용한다. 핀테크 업체는 은행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은행이 독점해온 해외송금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은행에서 미화 1000달러를 보낼 때 창구를 이용할 경우 1만8000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전통적인 스위프트(SWIFT) 방식을 이용하면 은행에서 송금을 처리하는데 드는 송금수수료(5000원)뿐 아니라 은행 간 전신문을 주고받는 데 드는 전신료(8000원), 중개은행에 지불하는 중개수수료(5000원)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핀테크 업체의 해외송금은 스위프트 방식이 아닌 MTO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MTO 방식은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고 현지 에이전트와 손을 잡고 해외송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스위프트 방식(2~4일 소요)보다 훨씬 빠른 10분 정도 소요된다.

핀테크 업체는 주로 해외 대형 송금업체에 미리 목돈을 보내 놓고 고객이 송금을 요청하면 해외 파트너사가 미리 받은 돈에서 수신자에게 돈을 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한 번에 많은 돈을 미리 보내 놓고 현지에서 바로 송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번 내야 하는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계약을 맺은 양쪽 송금업체가 차후에 정산하는 방식도 있다. 한국에서 A가 미국 B에게 돈을 보내는 경우, A가 일단 한국 업체에 돈을 내면 업체간 실제 송금절차 없이 미국 업체가 B에게 돈을 지급한다. 두 회사는 하루에 한 번 거래내역을 맞춰보고 정산을 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줄이게 된다.

송금 금액마다 수수료에 차이는 있지만 3000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시중은행에서도 위비 퀵글로벌송금(우리은행), 글로벌S뱅크(신한은행) 등을 통해 5000원 정도면 소액 송금이 가능해 가격적인 부분에서 큰 장점이 없다.

여기에 핀테크 업체 대부분이 소규모여서 파산할 경우 소비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대안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핀테크 업체가 현지 에이전트로 택한 곳이 신뢰성이 낮아 금융거래에 불확실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100만원 이상 거래하기 위해서는 매번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은행은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돼있어 로그인만으로도 본인확인이 가능하다.

사유와 관련 없이 보낼 수 있는 최대금액은 3000달러다. 소액일 때는 핀테크 업체를 이용해 해외송금을 보내도 간편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송금하는 목적은 주로 유학이나 체류 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거액을 보낼 때는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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