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지키는 유럽 리더 타이틀, 메르켈에서 마크롱으로 이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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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7-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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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AP연합]


윤세미 기자 = 작년 돌풍을 일으킨 고립주의에 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화를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맡았다. 외롭고 힘든 싸움이었지만 글로벌 리더로서 메르켈 총리의 존재감은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이제 메르켈 총리를 비추던 스포트라이트는 서서히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불과 두 달여 전만 해도 메르켈 총리는 어깨는 무거웠다. 독일과 함께 유럽질서를 주도하던 프랑스가 경기침체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인기로 인해 바깥을 살길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작년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를 선언했고 EU는 분열의 위기에 몰렸다. 

메르켈 총리는 꿋꿋하게 유럽통합을 외쳤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열풍이 다시 한 번 확인됐지만 메르켈 총리는 세계화와 개방주의를 지켜냈다. 주요 외신들은 메르켈을 세계화의 선봉에서 고립주의와 싸우는 고독한 여전사로 묘사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유럽통합을 옹호하는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프랑스가 유럽통합뿐 아니라 환경을 비롯한 국제 이슈에서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젊은 패기와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금세 국제무대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의 외교 행보는 외신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 유럽의 리더십이 변화하는 분명한 신호라고 AFP통신은 해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을 파리로 초대해 에펠탑에서 저녁 만찬을 갖고 열병식을 함께 지켜보면서 우의를 다졌다.

외신들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두 정상이 열병식에서 귓속말을 주고받는 등 친밀한 모습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혁명 당시 프랑스가 미국을 지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두 나라의 우정은 깨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보여주던 껄끄러운 관계와 확연하게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특히 메르켈 총리가 백악관에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의 악수 제안을 외면하던 장면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난민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난민 위기를 야기했다고 지적했고 대독 무역적자, 나토 분담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메르켈 총리 역시 물러서지 않고 유럽의 운명은 유럽인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나날이 돈독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 당선 이후 프랑스와 미국의 관계에서 이 같은 냉기류는 적어도 겉으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5월 말 두 정상의 첫 만남에서는 강렬한 악수로 기싸움을 하는 듯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고립주의를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국제무대로 불러들이고 설득하면서 '스트롱맨 조련사'로서의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독일 슈피겔도 “마크롱은 미국 대통령에 유화적 제스처를 위해 유럽의 지도자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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