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가 뭐기에… 중국·아세안 국가간 패권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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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7-07-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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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 간 패권 갈등이 격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영향력을 확대하자, 아세안 국가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남중국해 지도 [사진=위키피디아 캡쳐]


◆ 중국,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본격화

중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대규모 격납고를 짓는 등 군사기지 건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 군사·안보발전' 연례 보고서를 보면 중국이 스프래틀리섬에서 거점 3곳을 중심으로 전투기 24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작년 초 이 섬에 4개의 작은 전초기지를 완공한 후 3개의 큰 기지를 중심으로 육상 기지를 짓고 있다.

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중국이 최근 3개월 동안 남중국해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에 미사일 엄폐 시설 4곳을 추가로 건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설치한 미사일 시설은 총 12개로 늘어났다.

아울러 남중국해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초대형 해상초계기를 배치하는 등 분쟁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양조정부가 중국과의 어업권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 일부 해역을 '북나투나해'로 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세안 국가, 중국 견제 움직임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자 아세안 국가들이 대응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의 어업권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 일부 해역을 북나투나해로 개명했다. 인도네시아가 북나투나해로 이름을 바꾼 리아우주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다. 하지만 일부 면적이 중국이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남해 9단선'과 겹쳐 분쟁 대상이 되고 있다.

남해 9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를 차지한다.

베트남 역시 남중국해에서 대한 석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인계 기업인 탈리스먼베트남은 베트남 동남쪽 해안에서 약 400㎞ 떨어진 남중국해에서 석유 시추를 시작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3년 간 중국과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이 회사의 시추를 허용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트남은 최근 인도 국영 석유회사인 ONGC 비데쉬에 남중국해 석유채굴권을 2년 연장했다. 석유 채굴지역의 일부는 남중국해 9단선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해 중국과 국제 재판을 벌였다. 이에 작년 7월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주장에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필리핀에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 남중국해가 뭐길래?

이처럼 남중국해를 놓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 지역이 경제·군사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바다로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 국가에 둘러싸인 해역을 말한다. 남중국해는 군사적 요충지이자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중요한 해상 물류 경로인데다, 풍부한 어족자원과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의 석유매장량은 110억 배럴, 천연가스는 190조 큐빅피트에 달한다. 중국 해양석유공사(CNOOC)는 1250억 배럴의 석유, 500조 큐빅피트의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 대륙의 전체 석유매장량과 맞먹는 규모다. 또 전세계 해양 물류의 절반 가까이와 원유 수송량의 60% 이상이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다.

200개의 작은 섬, 바위, 산호초가 분포돼 군사 시설을 설치할 경우 유사 시 동남아 어느 나라도 공격하기 쉽다. 앞서 중국은 2014년 하반기부터 스프래틀리 군도의 7개 암초에 12㎢의 인공섬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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