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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국민연금 사공은 국민이다

김부원 기자입력 : 2017-07-16 06:00수정 : 2017-07-1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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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어느 분야든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큰 복이다. 학생은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다. 직장인도 모범이 되는 선배나 경영자에게서 일을 배우고 싶은 게 당연하다.

운동 선수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전문가는 아니지만 프로야구팀 엘지트윈스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몇 마디 불평을 늘어놓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감할 팬이 더 있을 거라고 본다. 올해도 엘지트윈스는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순위가 떨어질 만하면 다시 일어났다. 그러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성적이 줄곧 떨어졌다. 결국 전반기를 10개 팀 가운데 6위로 끝냈다. 주축선수 부상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엘지트윈스 팬들은 양상문 감독을 문제 삼았다. 무모한 선수교체와 작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타격감이 좋은 왼손 타자인데도 상대가 왼손 투수를 내세우면 오른손 타자로 바꾸는 일이 잦았다. 많은 팬이 '명장 코스프레'라고 비꼬았다. 지도자는 잘 이끌고 잘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지나친 간섭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선수를 믿고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든다. 지나친 간섭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새 정책 방향이 제시되고, 새 시어머니도 등장하고 있다. 기금운용 방안을 두고 말이 많다. 얼마 전에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나섰다. 국민연금이 대기업에 너무 많이 투자한다고 꼬집었다. 대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벤처기업 육성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역할을 국민연금에 맡기려면 국민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마냥 국민연금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 모든 국민이 노후를 국민연금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섣불리 기금운용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스튜어드십코드도 마찬가지다. 명분은 훌륭하다. 기관투자자가 투자법인에 대한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라는 거다. 그렇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분명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자율이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국민연금이 최대 기관투자자라는 이유로 동네북이 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라는 요구가 외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말로만 자율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더욱이 국민연금도 스스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검토해왔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채무 재조정안을 결정할 때도 국민연금은 거센 압박을 받았다. 결국 국민연금은 정부를 좇아 채무 재조정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부정을 저지른 기업을 돕는 데 연금기금을 사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이런 관치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안에 대한 논란이 한창일 때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사석에서 만났다. 그는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결정할 뿐"이라고 답했다. 식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이다. 그렇게 돼야만 한다. 펀드매니저마다 강조하는 게 있다. 펀드를 제대로 운용하려면 독립성 확보가 절대적이라는 거다.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시어머니가 많으면 되레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국민연금을 이끌어야 할 사공과 시어머니는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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