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후 한국 해운업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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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7-07-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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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진해운의 파산은 한국 해운업 경쟁력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 7월 현재까지도 국내 해운업은 옛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송종호 기자 = 글로벌 7위, 국내 1위였던 한진해운 파산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한 기업체의 해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목숨을 끊었고, 그에 따른 이익은 글로벌 선사들이 대부분 차지한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의 경쟁력은 상실되고 있다.

당장 한국 해운업의 컨테이너 수송량이 절반가량 줄어 들었다. 10일 해운시장 전문기관 알파라이너 따르면 한국 컨테이너 수송 능력은 지난해 8월 106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그해 12월 51만TEU로 51% 감소한 이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줄어들기 시작한 컨테이너 수송능력을 다른 국내 해운사들이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대신 한진해운의 공백을 외국선사들이 파고들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의 환적 물량은 지난 한 해 동안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한진해운의 파산을 지켜본 외국 화주들의 신뢰도 추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해프닝으로 결론 났지만 지난 2월 있었던 월마트의 ‘한국국적 선사와 거래 중단 선언’은 당시 한국선사의 낮아진 위상을 대변하는 사건이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직접 나선 다음에야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올 한해도 부산항에서 외국 선사들의 환적 물량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해운 업계의 분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 해운사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해외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라며 “어려운 해운 환경을 극복할 반등의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국내 해운업계도 반등의 기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유일한 국적 선사로 남은 현대상선은 지난 5월 부산항에서 1TEU 기준 15만4748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지난 4월 처음으로 15만개 돌파 기록을 세운지 한 달 만에 이를 갈아 치운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6월 물동량도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올해 초 부산항 처리 물량목표를 150만TEU로 잡았다”며 “지금 속도라면 이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힌진해운의 물적·인적자원을 대거 흡수해 출범한 SM상선도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SM상선은 지난 4월 미주노선을 취항한 이후 정기적인 화물 운송에 나서고 있다.

SM상선 측은 “올해 해운부문에서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선대 규모 확대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해운업의 반등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올 하반기 해운업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IBK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국 선사 합병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내 대형선사 간의 합병은 시장에서의 경쟁 강화를 시사한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국내 해운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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