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델타항공, 韓美 조인트 벤처(JV) '난기류'…승인여부 초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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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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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사 JV 설립시 태평양 노선 시장점유율 60% 확대

  • 美 하와이안항공ㆍ제트블루社 JV 설립 재검토 요청

  • 독과점 우려 JV 승인 거부 사례 有…미국~호주 노선

대한항공은 6월 2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에서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V)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오른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사진=대한항공 제공]

 
이소현 기자 = 대한항공과 미국의 델타항공이 태평양 노선에 대한 조인트 벤처(JV) 협정을 체결한 후 양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V는 서로 다른 2개의 법인이 특정 노선에서 완전히 같은 회사처럼 움직이는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협력으로 독점 우려가 있어 설립 전 항공 당국 허가가 필수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로드스카이의 한미간 태평양 노선 현황을 살펴보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점유율은 각각 49.8%와 9.7%에 달한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추진 중인 JV 체결시 시장점유율은 약 60%로 확대된다. 세부적으로 양사 JV는 한국과 미국간 직항 12개 노선 중 시카고, 뉴욕, 시애틀 등 8개 노선에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독과점이 발생한다.

항공업계는 복수 경쟁 노선에서 JV를 통해 1개사처럼 운영할 경우 해당 노선의 경쟁 활성화의 저해 요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 법무부 산하 반독점국 경제분석 그룹의 ‘2005~2011년 JV에 대한 독점규제면제(ATI) 연구’에 따르면 경쟁사 1개가 줄어들수록 평균 운임이 약 21달러(4.7%)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JV가 노선 운임을 좌우해 인상될 수 있다”며 “점유율 경쟁에서 밀린 항공사들이 영향력을 잃고 퇴출될 경우 JV는 독점적 가격 설정이 가능하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독과점 심화 우려로 JV 승인을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미국 교통부(DOT)는 지난해 12월 1년 6개월 동안의 심의를 거쳐 아메리칸항공과 콴타스항공의 미국과 호주 노선에 대한 조인트벤처 신청을 불허했다. 미국∼호주 노선은 당시 콴타스항공이 53%, 아메리칸항공이 6%를 점유해 총 점유율이 59%였다. DOT는 “두 회사의 JV는 소비자 편익의 증대 없이, 경쟁 저해 및 소비자 선택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중견 항공사들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JV를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6월과 5월 각각 미국 하와이 최대항공사인 하와이안 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제트블루항공이 DOT에 JV 설립 재검토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두 항공사는 “지난 2002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ATI는 유효기간이 없으며 15년이 경과해 시장상황이 변화된 상황”이라며 “전면적 재검토와 함께 5년 제한 유효기간을 마련하는 등 소규모 항공사도 경쟁이 가능하도록 독점조항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JV 승인 예의 주시...환승여객 유치 등 전반적 검토

대한항공은 JV 승인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7일 ‘국적항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조인트 벤처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미국 당국이 아메리칸항공·일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전일본공수의 조인트벤처도 허가한 만큼 대한항공·델타항공 역시 독과점 관련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항공업계 최초의 JV 설립 승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직 JV 설립 신청을 항공당국에 하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는 신청서를 접수 받은 이후 고용창출, 항공산업 특성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공정거래위원회으로부터 경쟁제한 부분과 관련해 검토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순한 수치로 독과점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어 인천공항 환승여객 유치 등 항공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이며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서는 JV 허용 기간을 3~5년으로 설정하는 등 시장 상황에 맞게 재인가를 받아야하는 기간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JV 설립으로 아시아 내 80여개 노선과 미주내 290여개 노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약 2만3000여개의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다”며 “고객들은 줄어든 환승시간,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을 비롯해 항공권 가격 역시 저렴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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