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잠재 리스크는?… "기업부채·부동산버블·자본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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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사원
입력 2017-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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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 중국 경제의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기업 및 가계부채가 나란히 급증하면서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우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IBK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중속 성장 중인 중국의 잠재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의 4대 잠재 리스크로 △기업부채 △부동산 거품 △자본유출 △미국발(發) 리스크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통화 완화 기조 속에 중국도 금리·지준율 인하 등 완화 정책을 지속하며 기업부채, 부동산 거품 등 신용·자산 버블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또 중진국 함정을 두려워하는 외국인 투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간 관계에서도 새로운 마찰 가능성이 나온다"고 진단했다.

◆ 잠재 리스크 ① 기업부채

먼저 기업부채를 살펴보면 작년 3분기 기준 중국의 기업부채는 120조7000억 위안(18조1000억 달러)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6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주요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는 미국이 73%, 일본이 94%, 유로존이 104%로 중국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경제 성장 속도보다 부채가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자기자본 조달시장 미비 △투자주도형 성장정책 △통화완화 정책 등이 민간부채 확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IBK경영연구소]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업부채 수준이 '민스키 모멘트'에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스키 모멘트는 과도한 부채 확대에 의한 경기 호황이 끝난 뒤 채무자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돼 건전한 자산까지 팔기 시작하면서 자산 가치가 폭락하고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말한다. 이에 중국발 금융위기 도래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2017 글로벌 금융안정성분석 보고서(GFSR)'을 인용해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이 12.8% 수준에 달한다면서 중국 기업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기업주채를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작용을 낳으며 자본 배분 왜곡 등 경기 둔화를 초래할 우려감이 일부 존재한다"면서 "다만 부실 위험이 국유기업에 집중되고 외채 비중이 낮아 정부가 위험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잠재 리스크 ② 부동산 거품

중국의 주택 가격이 2015년 5월 이후 2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부동산 거품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1선 대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폭이 높은 상황이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택 판매가 증가하고 작년부터 신규 착공이 2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주택 건설 투자가 활발하다. 부동산개발투자도 작년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개발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중국 도시 중 약 80%의 주택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지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IBK경영연구소]


특히 베이징과 같은 1선 도시는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짐에도 수급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2~4선 도시들은 공급과잉으로 재고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아파트 미분양률도 최근 5년 간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전국 평균 미분양율이 46%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정부의 과잉생산 산업 규제로 신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과열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보고서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1~2선 도시의 가격 상승세는 완화될 전망인 반면 부동산 투자 이외에 성장동력을 갖추지 못한 3~4선 도시들은 과잉투자 지속으로 버블 우려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잠재 리스크 ③ 자본유출

올해 1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자본유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외환보유액이 과거 고점 대비 1조 달러나 줄었고,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 마저 무너지며 자본유출 공포가 확대됐다.
 

[그래픽=IBK경영연구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로 위안화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외국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갔다. 또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해외 인수합병(M&A) 니즈 확대 등의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가 빠르게 증가한 것도 자본유출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자본유출 확대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나온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우 가파른 임금 상승으로 임금 수준이 멕시코를 넘어서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수준에 이르러 생산기지로서의 장점이 낮아졌다.

정부 통제가 어려운 그림자 금융도 자본유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실수요 원칙에 따르는 외환집중제'로 한도를 초과하는 외환은 외국환은행에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용도가 불분명한 외화 조달이 어렵다. 이에 중국-홍콩 간 위장 무역 등을 통해 달러를 확보해 해외로 유출한다. 또 최근에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활용한 신종 불법 외화유출도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억제로 자본유출은 억제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본 이탈은 통제에 한계를 보인다"면서 "외환보유액 여유분이 충분하지 않은 점은 우려스럽지만 단기외채 감소로 외국인 자본이탈 위험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 잠재 리스크 ④ 미국發 리스크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국발 리스크도 중국 경제를 위험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가속화될 전망이 나온다. 자산버블 우려와 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으로 연내 3회 이상 인상이 예상된다. 아울러 미 연준의 자산축소를 통한 시중 유동성 흡수 정책도 연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중국도 긴축 기조가 불가피해 졌고, 금리인상으로 기업 부실화 및 부동산 버블 붕괴 등 자산가격 하락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는 "미국발 리스크는 그 자체 위험보다 기업부채, 부동산 가격 하락, 자본유출 등 다른 리스크 요인을 자극하는 위험 전이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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