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매각설에 증권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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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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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주요 증권사가 매각설에 휘말린 '11번가'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산가치나 수익성을 감안할 때 예상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이 최근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매각설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먼저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시킨 후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과 합자사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아예 매각을 통해 SK그룹에서 계열분리시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11번가가 매물로 나올 경우 매각가를 2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하나금융투자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11번가를 물적분할했을 때 순자산 규모는 3000억원 안팎이다.

그렇다고 수익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 SK플래닛은 2016년 36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 가운데 상당 부분이 11번가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 환경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온라인 유통은 완전 경쟁체제다. 모든 정보가 공유돼 있고 상품 차이도 없어 일반적인 사업 모델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실제 다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업체가 경영난에 빠져 있다. 쿠팡(-5653억원)과 티몬(-1551억원), 위메프(-636억원)가 2016년 줄줄이 적자를 냈다.

과거에는 당장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계열사나 협력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모객,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온라인 유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번가에 대해 "시장점유율이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롯데쇼핑이나 신세계가 인수한다고 해도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11번가는 중소ㆍ벤처기업 제품이 많다"며 "백화점ㆍ대형마트가 주력인 신세계나 롯데쇼핑이 합자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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