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16세 ‘AG 金’ 꿈나무→‘세계랭킹 1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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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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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2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유소연.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에서 국가대표 막내가 사고(?)를 쳤다.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하며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나이 16세. 미국 무대 진출이 막연한 꿈인 유망주였다. 이후 11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소녀는 2017년 6월 26일 세계랭킹 1위에 당당히 등극했다.

유소연(27)이 26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 시즌 첫 멀티 우승(2승)과 세계랭킹 1위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6331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신기록을 쏟아내며 우승을 차지한 날이었다.

유소연은 이날 최종합계 18언더파 195타로 공동 2위 양희영(28)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을 2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시즌 2승,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15개 대회에서 모두 다른 우승자를 배출한 LPGA 투어에서 16번째 대회 만에 처음으로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선수였다.

2개 대회를 건너뛰고 휴식을 택한 유소연의 복귀전은 화끈했다. 이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 10언더파 61타를 쳐 코스레코드를 기록했고, 1·2라운드 합계 16언더파 126타 역시 36홀 최저타 신기록이었다. 또 최종합계 18언더파 195타도 지난해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17언더파 기록을 넘어 토너먼트 레코드를 수립했다.

유소연은 이번 우승으로 생애 처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꿈을 이뤘다. 지난주 3위였던 유소연은 1위였던 애리야 쭈타누깐(태국·8.58점),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7.93점)를 제치고 1위(8.83점)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신지애(29)와 박인비(29)에 이어 유소연이 세 번째다.

또 유소연은 LPGA 투어 각종 시즌 성적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 대회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를 받아 올 시즌 처음으로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해 상금랭킹 1위(121만2820 달러)에 올랐고,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레이스 투 CME 글로브’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를 탈환했다.

유소연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2011년 7월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이었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해 L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유소연은 2014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LPGA 투어에서 우승 소식이 끊긴 채 2년 반 가까이를 흘려보냈다. 다만 이달 초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컷 탈락을 하기 전까지 64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이뤄내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우승에 대한 갈증은 올해 4월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슨(미국)과 연장 승부 끝에 정상에 오르며 씻어냈고,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 최정상의 자격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유소연은 “언제나 꾸어온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세계 1위의 자리가 굉장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난 경기에 집중하고 즐기고 싶다. 그 다음 결과는 신에게 맡기면 된다”고 웃었다.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말자.’ 유소연이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끊임없이 가슴에 새긴 말이다. 오는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 필즈에서 개막하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유소연이 세 번째 ‘메이저 퀸’에 도전하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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