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미래사회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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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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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니바커 호주 팍스 빅토리아 처장, 보전보다 가치 인식이 중요

  • 스마트폰 등 미디어 발달로 자연과 연결고리 약해진 것 아쉬워

토니바커 호주 팍스 빅토리아 처장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해야 미래사회가 밝다고 말했다.[사진=배군득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금까지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과 함께 교감했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의 유대가 끈끈해져야 미래사회의 희망이 밝다. 앞으로는 보전도 중요하지만 자연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토니바커 호주 팍스 빅토리아 처장은 자연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사회가 달라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같이 자연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국민이 스스로 가치를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토니바커 처장은 한국 국립공원과 지속적인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올해까지 4번째 방문이다. 2009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주최한 설악산 행사를 시작으로 꾸준히 한국의 국립공원을 찾고 있다.

그는 “한국의 국립공원은 매우 아름답고 관리가 잘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들의 수준이 높다.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며 “올해가 국립공원 탄생 50주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설립 30주년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면적과 비슷한 호주 ‘알파인 국립공원’의 소중함

토니바커 처장이 근무하는 팍스 빅토리아는 호주 빅토리아주 일대 공원을 전담하는 정부기관이다. 빅토리아주의 18%에 달하는 국립, 주립, 해양 등 모든 유형의 공원을 관리한다.

토니바커 처장은 공원관리에 대해 세 가지 원칙을 두고 있다. 보전과 문화유산, 지역사회 연계, 자연가치 인식 등이다. 이를 토대로 탐방객들에게 자연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팍스 빅토리아에서 관리하는 공원 가운데 가장 큰 곳은 ‘알파인 국립공원’이다. 공원 면적이 약 7만6000㎢에 달한다. 이는 남한 면적(약 10만㎢)과 흡사한 규모다. 이 공원 하나만 관리하는데도 상당한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토니바커 처장은 “알파인 국립공원은 지역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산이다. 알파인에서 나오는 물은 빅토리아주 물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알파인의 혜택이 서호주 전지역으로 배달되는 것이다. 빅토리아주 일대 지역수입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파인 국립공원은 기후변화 원인으로 꼽히는 탄소를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일대 탄소배출의 3분의 1 정도를 알파인에서 정화하고 있다. 지역수입은 고용, 스키, 등산, 사냥(일부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다.

생태측면에서는 빅토리아주 식물종 50%가 이곳에 서식한다. 또 유전자 질병조절, 면역체계 등 유전자 다양성으로 보전가치가 높다. 연간 100만명 정도가 알파인을 찾고 있는데, 호주 인구가 약 2200만명이라고 보면 지역 국립공원 가운데 상당히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사회 약자에게도 접근 가능한 국립공원 돼야”

토니바커 처장은 ‘자연과 공존하는 인간’을 수차례 강조했다. 자연이 무너지면 인간의 삶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최근에는 국립공원의 역할이 더 인간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견해 각국에 설파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궁극적으로 호주와 한국 국민의 국립공원에 대한 인식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생각도 전했다. 다만 여전히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접근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토니바커 처장은 “호주와 한국 국민의 국립공원에 대한 인식은 비슷하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낮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최근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멸종위기종 관리와 관광개발의 두 가지를 모두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많다”고 얘기했다.

점차 발달하는 미디어 시대로 인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 약해진 부분은 미래세대의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전체적인 실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잃어버릴까 고민하는 부분이 역력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채소, 과일 등이 마트에서 나오는 줄 안다. 그만큼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며 “단순히 국립공원을 관리하고 조성하는 것보다 이들의 생활패턴에 맞는 도시공원이나 자연공원 등 다양한 방향의 생태복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자연 훼손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줄이는 방법 ‘생태서비스’

약 3년 전부터 주요 경제기관에서는 미래 경제변수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져 올 경제변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요 기업들이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국가와 기업들은 자연을 훼손하는 부분을 비용으로 감당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자연 훼손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올라섰다. 결국 국가와 기업은 자연을 보전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더 손해가 될 것이라는 부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생태서비스는 이같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자연보전과 활용을 극대화하는 부분에 예산을 투입해 사회적 비용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토니바커 처장은 “생태서비스는 자연으로 받는 혜택으로 보면 된다. 핵심은 사람과 자연이 연결 돼 있다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자연은 훼손하고 오염 시켜도 된다는 생각이 컸다. 그러나 자연이 파괴되면서 물가도 오르고, 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태서비스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연보전도 무작정 규제만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셋개념의 자산평가 도입이 시급한 이유”라며 “자연을 개발하게 되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다. 자연도 비즈니스 개념으로 접근하는 인식이 필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자연과 경제는 별개라는 관점에서 탈피해 진지하게 ‘공생관계’를 바라봐야 하는데 이같은 자연과 경제를 아우르는 접점을 ‘생태서비스’에서 찾자는 게 토니바커 처장의 생각이다.

그는 “자연이 주는 혜택을 경제적 가치로 보여줌으로서 같은 언어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며 “보전과 경제를 제각각 논의하면 엇박자가 난다. 생태서비스라는 언어를 쓰면 두 논란을 절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치게 자연을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자연에 가격표를 붙인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생태서비스는 경제논리를 희석시키는 완충작용 역할을 한다.

토니바커 처장은 “생태서비스는 의사결정을 위한 일원화 차원”이라며 “자연을 훼손하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부분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층 관심이 기후변화 예방하는 지름길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기후변화는 엘리뇨, 해수면 상승 등 현실화 되는 추세다. 장기 가뭄으로 인한 식량대란도 먼 얘기가 아닌 시대가 왔다.

도시화가 심해져 자연과 교감이 약해진 부분도 원인으로 꼽힌다. 청년층은 자연으로 교감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편리해진 도시화로 인해 어느새 자연과 연결고리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토니바커 처장은 “젊은층을 자연으로 유입하도록 자연봉사나 학습 프로그램 등 연계방안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도 네이처 폴 캠페인을 주도했는데 젊은층의 자연과 연계 프로그램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파리기후협약 등 글로벌 사회에서 다양한 자연 보전 노력도 주목할 부분이다. 자연 보전을 위한 기술 개발도 이뤄지는 긍정적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생태서비스 도입으로 한국 생태문화 진화할 것

국가마다 국립공원을 관리하고 있지만 토니바커 처장에게 한국의 국립공원은 손꼽히는 명소다. 공원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다. 탐방객들 수준도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약 4400만명이다. 남한 인구가 약 5000명인데 10명 중 8명이 국립공원을 찾은 셈이다. 토니바커 처장도 지난 2009년부터 설악산, 북한산, 다도해 등을 둘러보며 공단의 노력과 국민 열정을 느꼈다.

토니바터 처장은 “한국 국립공원은 상당히 아름답다. 국민에게 중요한 자산이라는 생각이다.”라며 “특히 북한산은 탐방객이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많은데 인상을 받았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앞질러 가는 부분이 놀랍다(웃음). 다도해상을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부분이 독특했다”고 밝혔다.

최근 공단에서 추진 중인 생태서비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단에서 주도적으로 생태서비스를 도입해 자연 가치를 평가하고 적용하는 것이 다른 국가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토니바처 처장은 “생태서비스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 평가 자료를 정량화 시켜 정부가 의사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자연에 대한 기치를 이해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바커 팍스 빅토리아 처장은
=▲1961년 ▲호주 맬버른 ▲디킨 대학교(Deakin University) 생태학 ▲미국공원관리청(NPS)▲호주 빅토리아주 공원관리청 수석레인저 ▲보호지역관리효과성평가 과장 ▲상생협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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