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韓 수출증가세 제동 vs 일희일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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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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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경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등락의 영향은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지만, 제기되는 우려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데 집중된다.

반면 단기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자칫 중장기 추세를 놓쳐 경제정책의 오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석유화학‧석유제품 등 석유 관련 산업의 수출이 많고, 국제유가는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든다는 것은 수출단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백 선임연구원은 “최근 수출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물량과 유가상승 영향”이라며 “유가 하락세는 수출단가 증가세에 제약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공급 과잉 우려 속에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합]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국내 산업별 영향은 크게 엇갈린다.

우선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수출을 많이 해도 손에 쥐는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경제는 ‘국제유가는 떨어지면 좋고, 오르면 나쁘다’는 고전적인 인식이 있다. 그러나 유가는 2014년 말 대폭락 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 하락이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또 유가하락의 부정적 영향을 받는 산업분야로 건설과 조선산업이 지목된다. 조선사는 글로벌 원유개발업체의 유전개발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 건설사는 중동지역의 발주와 플랜트 수주가 줄고, 정유사는 정제마진이 줄어 실적이 악화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과 경기에도 유가의 추가 급락은 달갑지 않은 현상으로, 리스크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IT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경기가 견고하지만, 유가가 급락하면 하반기 수출증가율 둔화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제유가의 급등락에 따른 우려는 기우라는 주장도 있다. 유가에 대한 과민한 반응은 정부의 대응책과 중장기 정책을 왜곡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국제유가는 지금까지 많이 떨어졌고, 장기적으로 보면 하락요인이 많지 않다”며 “미국 등 세계경기가 살아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유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하락으로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며 “최근 유가하락으로 한국경기를 단정하거나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과거에는 유가에 따라 한국경제도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세계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국제유가 자체가 주는 영향을 판단하기보다 어떤 원인으로 떨어지고 올라갔는지, 그 원인이 한국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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