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때문에 문화유산 수난..이라크 모술에서 800년 모스크ㆍ'꼽추' 첨탑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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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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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찍힌 이 사진에서는 이라크 모술의 명물인 기울어진 첨탑을 확인할 수 있다. 21일(현지시간) 이라크군은 IS가 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중요한 문화유산인 이 첨탑과 알누리 대모스크를 폭파시켰다고 발표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중동에서 날뛰면서 인류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에는 IS가 이라크 모술에서 800년 넘은 이슬람 사원과 유명 첨탑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과 BBC 등 외신이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와 미국 측은 IS가 이라크군의 모술 탈환을 지연시키기 위해 1172년 지어진 이슬람 사원인 알누리(al-Nuri) 대모스크와 ‘꼽추’라는 별명이 있는 기울어진 첨탑을 폭파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IS는 선전매체를 통해 미국 전투기가 알누리 대모스크를 폭파했다며 반박했다. 외신들이 공개한 항공사진에서는 건물의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린 있는 모습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알누리 대모스크는 2014년 6월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자친 '칼리파 제국'을 선포한 상징적인 곳이다. 하이델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대모스크 파괴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공식적으로 IS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군은 이 모스크를 수복한 뒤 모술 탈환을 선언할 계획이었다. 이라크군이 모스크 50m 앞까지 전진하자 IS는 모스크를 폭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미군 소속 조셉 마틴 소장은 BBC에 “IS가 모술과 이라크에서 가장 위대한 유산 중 하나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엄연히 모술 주민과 이라크 모두에 대한 범죄이며 왜 이 극악무도한 단체를 전멸시켜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IS의 문화유산 훼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IS는 본거진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귀중한 사료를 훼손해 국제적 지탄을 받아왔다. 

2014년 7월 IS는 세계적인 기독교 유적인 요나의 무덤을 파헤치고 교회를 폭파시켰다. 2015년 2월에는 이라크 모술 박물관에 전시된 석상과 조각품을 정과 망치로 깨부수는 영상을 공개했고, 3월에는 13세기 아리시아 제국의 고대 유적도시인 님루드를 파괴했다. 시리아에서도 2000년된 사자상이나 1800년 된 개선문을 부서뜨렸고 올해 초에는 시리아의 고대 도시 팔미라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로마 원형경기장 일부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IS는 왜 이처럼 문화유산 파괴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IS가 조각상이나 성지와 같은 고대 문화유산들을 초창기 이슬람 신앙의 순수성을 오염시키는 방해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것을 파괴하는 것을 의무로 여기며 수니파 유적지를 훼손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IS는 인류가 중시하는 문화유산을 파괴함으로써 충격 효과를 노리고 문화유산 일부를 암시장에 내다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화유산 파괴를 통해 이슬람 사회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군사적 개입을 끌어와 ‘이슬람에 대한 공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갈등을 부추기는 전략도 숨어있다고 킹스칼리지런던의 데이비드 로버트 교수는 BBC에 말했다.

한편 모술 탈환전은 거의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이라크군은 약 300명의 IS 전투원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작년 10월 모술 탈환전을 본격 개시할 당시 6000여 명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남은 이들이 약 10만 명의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으며 극렬히 저항하고 있어 탈환전이 완료될 때까지 민간인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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