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영칼럼] CEO인사이트, 휴가철을 앞두고 다가온 자연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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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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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두영]




강릉시가 가뭄의 여파로 경포대 해수욕장 개장을 1주일 연기했다. 여름철 몰려드는 휴가 인파가 사용할 물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심 지역은 상·하수도 시설이 갖춰져 있어 아직까지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농촌과 섬 지역은 상황이 심각하다. 심지어 일부 지역은 공업용수 부족마저 겪고 있다.
전국적인 가뭄현상은 한두 해 일이 아니다. 10년이 넘도록 강수량은 매년 줄고 있으며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 현상에 의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직장인의 여름휴가가 7월 말, 8월 초에 몰려 있는 것은 7월 초, 중순 장마가 끝난 이후 불볕 더위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름 휴가 피크 시즌은 비슷하지만, 7월 장마는 없다. 대신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고, 온도는 높아도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한 동남아 날씨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는 끊임없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한편으로는 대량생산·대량소비를 넘어서 과잉생산·과잉소비의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 부국과 빈국 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화를 통해 모든 국가로 퍼져나갔다.
분배의 적정성 논란은 남아 있지만, 실제로 우리 삶에는 물자가 넘쳐난다. 옷도 ‘패스트 패션’이 자리잡으면서 한 계절 입고 나면 버리고, 계절이 바뀌면 다시 옷을 산다. 글로벌 저임금 국가의 노동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다. 대표적 산업재인 자동차의 교체주기는 선진국 기준으로 7~8년이지만, 한국은 더 짧아서 약 5년으로 줄었다. 그러나, 버려진 물품의 재활용률은 결코 높지 않다.
과잉생산을 위해서는 항상 끊임없이 원자재를 캐내서 공장을 돌리고, 동시에 그것을 살 돈이 풀려 있어야 하고 소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고 절대 변하지 않는다, 대부분 자연현상의 변화는 일정한 방향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는 열역학 법칙을 인용한다. 즉, 인류가 과잉생산·과잉소비를 위해 보다 많은 자원을 쓸수록 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해, 지금 상태로 가면 인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말한다.
엔트로피 법칙이 맞는지 틀린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이다. 인류가 지금처럼 과잉생산·과잉소비를 계속 이어가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도 환경보다는 경제에 방점을 둔 정책으로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려왔지만, 미세먼지와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수출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4차 산업혁명도 좋지만, 곧 눈앞에 닥쳐올 물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왔다. 중동 국가처럼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전환해 사용할 것인지, 상·하수도 시설을 정비해 누수율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출 것인지, 물요금을 올릴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물을 새롭게 만들어낼 것인지.
물과 공기는 그동안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소중함을 몰랐다.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소리 없는 ‘자연의 역습’이 시작됐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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