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정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설에 전전긍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6-20 18: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산업부 = 문재인 대통령이 '탈(脫)원전' 시대를 예고하면서 산업계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경쟁력 약화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점진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는 철강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업체 등이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 전력을 가장 많이 쓴 기업은 현대제철로 1만2025GWh를 기록했다. 전기요금은 1조1605억원에 달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1만42GWh를 사용하고 9662억원을 전기요금으로 납부했고, 포스코도 9391GWh를 쓰고 8267억원을 냈다.
이 기간 상위 15개사의 전력사용량은 7만4871GWh였으며, 전기요금은 7조1700억원을 납부했다.

같은 기간 가정용 전력 사용량은 6만5618GWh, 전기요금은 8조1161억원으로 산업용에 비해 전기를 덜 쓰고도 요금은 1조원 가까이 더 냈다.

한국전력공사가 책정한 용도별 전력 판매단가는 △산업용 107.11원 △주택용 121.52원 △일반용 130.41원 △교육용 111.51원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84.2%나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의 인상률 15.3%, 일반(상업)용 23.0%, 교육용 25.6%, 농업용 9.9%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제조업체들이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타국 대비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에너지 활용도가 높은 산업구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산업용 전력소비가 가정용보다 많은 원인에는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전력소비가 큰 제조업·수출 중심이라는 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생산원가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업황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비 합리화 투자, 폐열 회수 등을 활용한 자가 발전소 가동 등을 통해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전기요금이 오르면 결국 제품원가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포스코의 경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전력 자급 비중은 각각 50%대, 70%대이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자급률도 60%대에 이른다.

산업용 전기요금 논란의 핵심이 과도한 누진세 제도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은 산업용 전기요금에 전력수요가 낮은 ‘봄·가을’은 평시 요금제를, 사용량이 많은 ‘동·하계'에는 피크요금제를 적용하는데 그 차이가 최대 3.5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특히 산업용 전기 기본요금은 직전 1년간 동·하계 최대 피크(15분)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사용량이 감소하더라도 높은 요금을 내야 하는 징벌적 성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경기악화 등 외부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전력 사용 최대피크가 3월 1000kW에서 10월 300kW로 줄어들더라도 1000kW 기준으로 기본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한 국가는 한국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기업들이 싼 요금에 전기를 써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식으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