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임산부에 채식 강요?...인도 임산부 지침에 비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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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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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인도 정부가 내놓은 임산부 지침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임산부에게 육류와 계란 섭취를 피하고 성적인 욕망을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 산하 기관인 ‘요가 및 자연요법 연구 위원회’는 ‘엄마와 아이 돌보기’라는 소책자를 통해 이 같이 조언했다. 그밖에도 “임산부는 욕망과 화, 집착, 증오, 성욕으로부터 자신을 멀리해야 한다”면서 “불순한 생각을 피하고 예쁜 아이 사진을 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외신들은 이것이 요가 예찬론자이자 신앙심 싶은 힌두교도인 모디 총리의 채식주의 캠페인의 일환으로 풀이했다. 모디 총리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디 정부는 최근 소의 식용 도축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소를 숭배하는 힌두교 색채가 강한 정책을 실시해 논란을 빚었다.

인도 의사들은 즉각 이 같은 내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의사들은 육류 섭취를 피하라는 조언은 말도 안 되고 심지어는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나치게 남성우월적인 사회 환경 때문에 가뜩이나 영양분 섭취나 의료 서비스 등에서 뒤로 밀린 여성들의 영양 결핍 문제가 지적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침이 나오자 반발은 더 컸다. 실제로 임산부의 영양실조나 빈혈, 철분 부족 등으로 인해 인도의 산모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AP는 지적했다.

인도 서부의 산부인과 전문의인 아룬 가드레는 “정부가 임산부들에게 영양분과 단백질 섭취를 늘리기는커녕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지침을 내놓았다”면서 비난했다.

또한 이 같은 지침은 임산부는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뱃속에 아이가 있어도 안전하게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의학적 근거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의사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의 전통의학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은 수 세기에 걸쳐 쌓인 지혜라면서 옹호했다. 그는 임산부에게 성관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한 적이 없고 욕망과 성욕을 피하라는 내용만 들어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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