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자라의 소매업 불황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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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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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라 공식 홈페이지]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적인 소매업 불황으로 패션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스페인 패션업체 자라(ZARA)는 꾸준히 실적 개선 이루면서 그 위기를 피해가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배경으로 배경으로 신속한 디자인-생산 시스템과 온라인 플랫폼의 안착을 꼽았다.

WSJ에 따르면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는 올해 1~3월 순익이 6억5400만 유로(약 8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총매출 역시 14% 증가한 55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자라와 달리 갭(GAP)이나 제이크루(JCREW)등의 경쟁사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줄어들고 있고 온라인 업체들이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전통적인 소매업 비즈니스 모델을 뒤흔들면서 대부분의 패션 소매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크루의 경우 1분기 동일점포매출(SSS)이 11분기 연속 감소했고 스웨덴의 H&M 역시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비 3% 줄어들었다. 

이 같은 차이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금융정보사이트인 벤징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인디텍스의 주가는 129% 올랐지만 대표적인 소매업 지수인 SPDR S&P 소매업 ETF는 37% 오르는 데 그쳤다. 소매업이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받는 2015년 4월 이후 인디텍스 주가는 16.6% 올랐지만 이 ETF는 21% 떨어졌다.

WSJ는 자라의 승승장구 배경에는 선도적인 패스트패션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디텍스는 의류 중 60%를 스페인과 주변 국가에서 제작하고 있다. 중국과 같은 원거리에 상품 제작을 맡기는 비중이 낮아 전 세계 매장에서 받은 피드백을 디자인과 생산에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팀은 매장에서 어떤 옷이 팔리고 어떤 옷이 팔리지 않는지를 전달받은 뒤 이를 즉각 차기 디자인에 반영하며 제품이 생산되어 매장까지 나오는 것도 며칠이면 가능하다. 이처럼 디자인이 빠르게 회전되면서 고객들은 며칠 만에 같은 매장을 가도 새로운 물건을 찾을 수 있다.

2010년 처음 시작된 자라의 온라인 전략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맥쿼리 그룹의 안드레아스 인데르스트 애널리스트는 “다른 패션 소매업체들에 비해 자라는 생산에서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구매시 일정 금액 이상 무료배송을 한다거나 온라인으로 구입한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환불할 수 있게 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서비스도 자라가 소매업 부진을 피한 하나의 비결이라고 WSJ는 전했다.

자라 제품의 평균 가격 역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기에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격이 너무 낮으면 마진을 지키기 어려워 온라인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데르스트 애널리스트는 현재 자라 총매출 중 온라인 비중을 7%로 추정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디텍스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45개국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9월에는 인도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인디텍스는 소형 매장의 역할은 온라인에 맡기고 플래그십 스토어 확대에 집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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