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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이트]카타르와 이란

입력 : 2017-06-19 17:00수정 : 2017-06-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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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넥스나인·넥스페어 대표


사우디아라이비아를 주축으로 한 ‘카타르 단교’ 사태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필자에게도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 물어오는 지인들이 많다.

아직 변한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중동 정세는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 있다. 다만 카타르의 민감한 외교력이든, 사우디와 이란의 힘의 논리이든, 그 뒤에 미국의 입김이 있든 없든, 중동 정세는 정치나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경제 측면으로 보자면 그들도 최대한 실리를 이끌어내려고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맨들이 겪는 특별한 고충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기업인들이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를 공부해 보는 기회로 삼길 권하고 싶다. 문화적인 차이도 있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양국은 차이가 있다. 사우디가 주축이 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자원을 배경으로 부를 축적한 국가들인 반면, 이란은 자원 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제조, 역사 문화에 있어서도 매우 내공이 탄탄한 국가이자 인구와 시장까지 가지고 있는 국가다.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 때문에 경제가 어려웠던 때가 있지만, 이란은 자체적인 제조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중동지역 내 유일한 국가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다시 말해, 사우디 바이어 대하듯 이란 바이어에게 접근하면 원하는 답을 절대 얻을 수 없다.

중동지역 업무를 하면서 페르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었다. 이런저런 인연과 비즈니스 이슈로 미국발 경제제재 이전에 이란 수도 테헤란과 에스파한 등의 도시를 수차례 다니며 대한민국 제품을 수출하고, 페르시아 카펫을 수입하고자 애썼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좋은 기억보다는 어려웠던 기억이 더 많은 국가가 이란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억울한 일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그 결과가 따라와 주지 않는 것인데, 이란 사업은 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 없이, 정치적 상황 또는 천재지변의 사유로 그간 노력해온 것들이 일순간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경우가 많았다. 이란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가능성의 크기와 비례하여 치러내야 할 대가(리스크)도 많기에 신중하게 짚어봐야 한다. 중동국가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국가가 바로 이란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정부 기관이나 유관 협·단체 등에서 이란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해오고 있는데, 고민 끝에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이란 시장은 현지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마라톤을 뛴다는 생각으로 장기적 시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대기업은 시간과 자본과의 싸움에서 버텨낼 수 있겠지만, 대다수 중소중견 기업들에겐 고통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대가를 치르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각자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 않고 무작정 진출하려 한다면 십중팔구 실패할 확률이 높다.

사우디 등 중동 형제국가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서까지 카타르가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이유에는 이란 경제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성공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란 시장을, 카타르로선 놓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사우디와 이란을 두고 위험한 외줄타기를 해온 이유는 경제 때문이리라.

문재인 정부도 곧 중동 외교의 한 복판에 뛰어들 것이다. 사우디와 이란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우리 기업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경제외교를 펼쳐주길 바란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 입장에서 카타르는 중요한 천연가스 공급 국가다. 최근의 사태와 관계없이 공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복잡한 프레임 싸움에서 대한민국은 어떠한 실리를 찾아야 하며, 우리 기업들이 입을 손실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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