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파나마 수교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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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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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나마, 2009년 중국에 수교 제안했으나 중국이 거절 <위키리크스>

1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사벨 세이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13일 베이징에서 중국-파나마 수교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의 100년 넘은 오랜 수교국인 파나마가 12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파나마는 대만이 중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던 1912년 중화민국 시절부터 수교해 107년간 공식관계를 유지해온 오랜 우방국이다. 1971년 유엔총회에서 대만이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을 때도 대만과 맺은 수교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10년 전인 2007년 중남미 7개국 중 처음으로 코스타리카가 대만에 등을 돌리고 중국과 수교할 때, 이웃국인 파나마도 중국과의 수교를 희망해 온 것으로 보인다.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확보한 미국의 한 외교문서에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대통령 당선 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의 수교를 원했던 사실이 나와있다고 홍콩 명보는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 당시는 2008년 취임한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친중국 정책을 펼치던 시기였다. 중국 측에서는 양안(兩岸·중국 대륙과 대만) 관계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양제츠(楊潔篪) 당시 외교부장이 파나마 측의 수교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파나마 대통령인 카를로스 바렐라는 당시 파나마 외교장관으로 중국과의 수교 협상을 담당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 파나마는 줄곧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해왔으며, 중국과 파나마간 정치·경제 방면의 교류도 점차 긴밀해지기 시작했다.

2013년 11일 파나마 기업인들이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중국-중남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하고, 2015년 1월엔 인까삐에 당시 파나마 외교차관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중남미·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제1차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과 파나마간 교역액도 63억8300만 달러까지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대만과 파나마간 교역액인 1억6000만 달러의 3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해 6월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모두 초청하기도 했다. 이에 차이잉원 총통은 취임후 첫 해외 순방길에 파나마 운하 확대 개통식에 참석했지만, 중국 측에서는 상무부 부국장급 관료를 파견했을 뿐이다. 당시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차이 총통과의 회담 사진을 올리며 대만을 '중국 대만(China Taiwan)'이라고 적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이 파나마와의 수교를 결정한 것은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후 줄곧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고 독립행보를 이어가면서다. 이에 중국은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정책을 펴왔으며, 파나마와 수교한 것도 이런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차이 총통 취임후 대만 수교국은 기존의 22개에서 20개로 줄어들었다.  ​중남미 7개국 중에서는 대만과 단교한 코스타리카, 파나마 외에 나머지 벨리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등 5개국은 현재 모두 대만의 수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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