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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대만 심각한 청년실업은 한국과 동병상련

입력 : 2017-06-15 11:00수정 : 2017-06-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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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초임 95만원으로 20년째 제자리

[엄선영 대만통신원]

아주차이나 타이베이(대만) = 엄선영 통신원

한국에서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는 것과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역시 같은 문제로 사회적 갈등을 빚고 있다.

올해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대만의 대졸 초임 월평균 임금은 2만5540대만달러(약 95만3100원)로 집계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이에 반해 부동산 가격은 치솟고 있다. 타이베이(臺北)시에 방 세 개짜리 집을 얻으려면 약 3000만 대만달러(약 11억2000만원)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비정규직이라고 불리는 ‘비전형’ 일자리 문제도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만의 많은 기업들은 정규직을 줄이고 계약직과 파견직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다.

오는 8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한 취업준비생은 “대학을 나오고도 최저시급 120~150대만달러(약 4478~5598원)를 받고 파견직으로 일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언제까지 최저시급을 받고 파견직으로 여기저기 떠돌아 다녀야 할지 기약도 없다”고 토로했다.

대만 징이대학(靜宜大學) 리이쥔(李易駿) 교수는 비전형 일자리에 한 번 진입하게 된 청년들은 실업상태 혹은 비전형 일자리 장기화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만의 청년실업률은 한국만큼이나 높다. 지난 6월 1일 노동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만 전체 실업률이 4%인 것에 반해 청년실업률은 약 12.12%를 기록하고 있다.

원인은 대만 내에서도 엇갈린다. 전 세계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대만 경제구조 변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 학자들도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청년들이 ‘눈’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노동부는 청년실업률을 발표하면서, 원인에 대해서는 높아진 학력에 따라 요구수준이 높아지면서 실업률이 동시에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청년 실업률이 12.12%이지만 대졸자 실업률이 14.79%로, 중졸·고졸자 실업률 약 8%보다 높다는 것이다.

대만 노동부 관계자는 “대졸 이상 구직자들이 임금수준과 복리 등을 계속 따지느라 취업하지 않고 있는 반면, 학력이 높지 않은 이들은 조건 없이 바로 구직활동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실업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년층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만의 청년들이 처한 환경은 비단 실업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취업을 둘러싸고 맞물려 있는 저임금 문제, 거주 공간 문제, 불안정한 고용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

타이베이의 한 직장인은 “청년실업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들이 취직해서 아무리 열심히 일 한다 해도 근근이 연명만 하는 워킹푸어(Working Poor)가 된다는 것”이라며 “믿기지 않을 만큼 낮은 임금 수준과 이에 걸맞지 않게 높은 부동산 가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딸기세대’라고 불리는 대만의 청년들이 1년 전 선거에서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

지난 5월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취임 후 1년이 지난 지금, 청년들의 현실은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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