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정의선 부회장의 청바지와 알로하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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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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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13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코나(KONA)' 월드프리미어 행사장. 세계 최초로 공개된 현대차의 첫 글로벌 소형 SUV 코나만큼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다. 그의 등장부터 파격의 연속이었다.

정 부회장이 라임 컬러의 코나를 직접 무대 중앙까지 운전한 뒤 차에서 내리자 행사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린 그의 모습이 그동안 행사에서 봐왔던 것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알로하 코나(Aloha Kona)'라는 영문 문구가 알록달록 디자인된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늘 보아왔던 '포멀(formal)한 정장'이라는 패션 공식은 이 자리에는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정 부회장을 비롯한 다른 현대차 직원들 역시 정장을 입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의 코나 콘셉트에 맞춰, 면바지나 청바지에 편안한 캐주얼 셔츠 차림이거나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었다.

정 부회장도 본인의 옷차림이 다소 어색한지 "오늘 행사의 주인공인 코나(하와이 서쪽 휴양지)처럼 하와이 분위기를 연출해 봤습니다"라고 에둘러 자신의 의상 콘셉트와 무대 연출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실 정 부회장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단정하긴 했지만 다소 투박하고 재미없는 스타일만 떠오른다. 국내 주요 대기업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 역시 늘 '보수적'이거나 '남성적', '투박함'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았던가.

어떤 때는 정 부회장이 회색을 무척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 차림을 고수했고, 마크 저커버그가 회색 티셔츠와 후드 달린 스웨터를 늘상 입고 다닌 것처럼.

실제로 지난 2015년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을 알리기 위한 현대차 브랜드 전략 미디어 발표회에서 정 부회장의 모습은 회색 정장에 블루계열 넥타이였다.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무대에 올랐을 때는 검은색 스웨터와 남방으로 변화를 꾀하긴 했지만 여전히 하의는 회색 정장 바지였다. 3월 출장길에서 돌아오자마자 들른 서울 모터쇼장에서도 그는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이른바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옷을 선택한 듯했다. 다소 어색해 보이긴 했지만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대중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요즘 감각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모습이었다.
현대차 입장에서 이날 행사는 매우 중요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런 그의 변화는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해외 언론인만도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런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파격적인 모습을 택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미디어 관계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등 활기차게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준비된 답변은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까지 모두 쏟아냈다.

그리고 정 부회장은 젊음과 활기, 소통이라는 '이미지'까지 보여줬다. 이미지는 사실상 눈에 보이는 것만이기는 하다. 좋은 이미지라는 것은 호감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이미지보다는 좋은 이미지가 더 낫지 않은가.
고객들의 눈에 회색 정장의 정 부회장은 단정하지만 투박하고 고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정 부회장은 어색하긴 하지만 젊고 활기차 보일 것이다. 이미지를 활용할 줄 아는 정 부회장의 파격은 이제 시작이지 않을까. 정 부회장이 다음 번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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