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飛梨落' 문 정부 에너지정책 본격화에 때아닌 '정전'…여름 전력수급 이상 없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6-12 15:5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1일 서울·경기도 일부 대규모 정전

  • 한전 "정전은 영서변전소 시설 이상…전력 수급은 문제없어"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성어로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동시에 일어나, 오해를 받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신정부의 친환경 에너지정책 본격화와 11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의 연관성에 대해 에너지 업계 관계자가 뱉은 말이다.

신정부의 에너지정책은 '탈(脫)원전·석탄화력발전 축소·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귀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원전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등 40년 후 우리나라를 '원전 제로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화력발전 시대의 종언도 선언했다.

발전단가가 싸지만 안전성과 환경훼손이 우려되는 원자력 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미 석탄화력발전의 비중 축소는 첫걸음을 떼었다. 지난 1일 오전 0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3호 업무지시'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8기가 일시가동중단(셧다운)됐다. 내년부터는 3∼6월 4개월간 정례적으로 노후 발전기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원전과 관련, 오는 18일 자정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정지되고 2012년 설계수명을 다한 월성1호기가 두 번째 영구정지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한 중단 계획 등도 발표될 전망이다.

신정부의 에너지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늘어나는 전력소비량을 신정부의 에너지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냐는 의문이다.

2015년 정부가 수립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전력 수요가 연평균 2.1% 증가해 2029년 최대전력 수요는 127GW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발전설비를 100% 가동해도 20GW 정도가 부족하다. 당시 정부는 최대전력 수요를 15.3GW 줄이고, 발전설비를 14.9GW 추가하기로 하는 등 전력 수급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신정부는 청정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고, 태양광·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시기에 공교롭게도 서울 서남부와 광명 등 경기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 발생했다.

전력공급 부족에 따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이 떠올랐지만, 정전의 원인은 변전소 설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전압을 변환하는 시설이다. 영서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송전선로를 통해 들어온 34만5000V의 전압을 15만4000V로 낮춰서 하위 변전소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전력이 생산지에서 수요지로 원활히 들어가도록 하는 역할의 경기도 광명시 영서변전소 개폐장치에서 문제가 발생,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는 게 한국전력의 설명이다.

이번 정전은 2011년 9월의 대규모 정전과 원인이 다르다. 당시 전력 수급전망 실수로 전력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서 나타난 말 그대로 전력이 부족해 생긴 결과다.

그러나 이번 정전은 전력 예비율이 22% 이상 유지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노후 발전소 8기 셧다운에도 전력 공급은 여유가 넘쳤다. 실제 셧다운 이후, 전력 사용이 가장 많았던 지난 1일의 최대 전력수요는 6만8853㎿였다. 반면 공급능력은 8만1837㎿로 1만2984㎿가 남았다.

한전은 여름철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도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11만1292㎿에 달해 지난해 8월 최대 전력수요인 8만5183㎿가 발생해도 2만MW이상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전은 12일 전국 전력관리처장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여름철 전력수급뿐 아니라 설비 이상으로 인한 정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단계 진보된 전력공급체계 구축 및 안정적 전력공급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