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라크] 슈틸리케는 보았는가, 사라진 ‘손샤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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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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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슈틸리케호’에 탑승한 손흥민(25)은 잉글랜드 무대를 폭격한 ‘손샤인’이 아니었다. A대표팀에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손흥민은 누구의 문제일까.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해답을 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 알카이마 에미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이라크전은 오는 14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 치른 모의고사였다. 현지 적응과 새로운 전술 시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에 불과한 이라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낙제점을 받을 만했다. 특히 경기 내용이 형편없었다.

한국은 이라크의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무기력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슈팅은 6차례에 불과했고, 유효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은 손흥민도 전반만 뛰었지만, 슈팅 1개가 전부였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이름이 지워진 이라크전을 곱씹어야 한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최고 스타플레이어가 존재감이 없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동력을 잃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잉글랜드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총 46경기에 출전해 21골을 넣었다. 차범근의 ‘차붐 시대’였던 1985~1986시즌 레버쿠젠에서 세웠던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을 31년 만에 갈아치웠고, 박지성과 기성용이 갖고 있던 한 시즌 리그 최다골(8골) 기록도 훌쩍 넘었다.
 

[외로운 손흥민의 돌파.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이라크전에서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외로웠다. 원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함께 스리톱을 구성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스피드를 살리는 공간 활용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결과였다.

손흥민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원톱 지동원과 윙백 박주호(도르트문트)의 움직임이 무뎠다.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을 열어줘야 하는데 이라크의 밀집 수비에 막혀 답답한 정적인 움직임만 보였다. 손흥민과의 연계 플레이가 거의 없었다.

문제는 지동원과 이청용, 박주호 모두 최근 소속팀에서 출장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그만큼 경기력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감독은 소속 선수들의 현재 몸 상태를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 ‘이름값’이 아닌 오직 ‘경기력’으로 판단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 현지 적응과 새 전술, 선수들을 점검했다. 느끼는 게 반드시 있어야 한다. 최악의 결과에서도 한 줄기 빛을 보여준 이명주(알 아인), 이재성(전북 현대), 황일수(제주 유나이티드) 등은 과연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었을까.

또 슈틸리케 감독은 이라크전에서 처음으로 스리백도 가동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센터백으로 변신했다. 안정적인 빌드업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약체를 상대로 더 공격적인 전술이 필요했다. 전방으로 찔러 주는 패스 능력을 갖춘 기성용과 손흥민의 연계 모습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실험도 좋지만, 당장 카타르전이 코앞이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2패(승점13)로 1위 이란(승점 17)에 이어 2위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다. A조 최하위 카타르(승점 4)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한국은 카타르를 포함해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3경기만 남겨둔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이 현 시점에서 고민하고 내놓아야 할 것은 실험과 과정이 아닌 이기는 경기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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