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태풍분다...印 토종업체 밀어내고 시장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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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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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IDC]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가 매섭다. 이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사양 제품을 내걸고 현지에 생산 시설도 구축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39%로 낮은 편이고, 중국 못지않은 대규모 내수 시장을 갖췄다. 인도 인구는 약 12억700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 제조사들은 재빨리 인도 판로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중국이 절반 삼켰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제조사들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1.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2.6% 성장했다.

중국 제조사 중 인도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샤오미다. 1분기에 인도에서 38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4.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28.1%)에 이어 2위다.

샤오미는 지난 1월 인도에서 자체 웹사이트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10분 만에 홍미노트4를 25만 대 판매해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홍미노트4의 전작인 홍미노트3는 지난해 인도에서 360만대가 팔렸다.

샤오미는 이런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인도 시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인도에서 만회하겠다는 게 샤오미의 전략이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95%를 현지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올해 2분기 들어 인도에서 두 번째 공장을 열어 현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샤오미는 현재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밀렸지만, 브랜드 선호도에서 오히려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진행한 '다음 스마트폰으로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느냐'는 소비자 설문에서 샤오미는 26%를 기록해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2%로 2위였고, 모토로라 7%, 레노버 6%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인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비보다.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10.5%을 차지,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322%로 급증했다. 비보의 성장 배경은 마케팅에 있다.

비보는 인도 400개 도시에 1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마케팅을 펼쳤다. 비보는 또 4700만달러(약 527억원)을 들여 5년간 인도 전통 스포츠인 카바디 리그의 스폰서로 나서기도 했다.
 

[자료=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뿔난 현지 업체들 "성장성 커도 중국이 잠식...대책 마련해달라"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밝다. SA는 제품 출하량 기준 2017∼2022년 인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16%로 관측했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이 연평균 1.9% 성장하는 데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다.

오정숙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 진입으로 성장 둔화가 본격화 되는 반면, 인도는 전세계 스마트폰시장을 이끌어 갈 유일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조사들이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자, 인도 토종 제조사들의 위기감은 커졌다. 2년 전만 해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했던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 라바 등은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났다. 그 자리는 샤오미, 비보, 레노버, 오포 등이 꿰찼다.

상황이 이렇자 토종 제조사들은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해 관세 등 부담금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는 자국 정부에 수입 스마트폰 완제품과 부품에 관세 등 부담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인도 업체 인텍스 역시 중국 기업의 인도 내 공장에서 제조되는 스마트폰에도 추가 부담금을 매길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 수입 규제가 인도 기업의 점유율 회복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인도 현지 생산 비율이 75%에 달해 인도 기업들의 자국 내 생산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면서 반덤핑 관세 등 수입품에 대한 규제는 "인도기업의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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