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중국판 수능' 가오카오 합격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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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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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중국판 수능' 가오카오(高考)를 치르기 위해 충칭(重慶)의 한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중국 수험생들.  [사진=신화사]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중국의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중국식 수능)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중국 전역에서 치러졌다. 

940만명에 달하는 수험생 규모로 세계 최대 입시 시험이라 불리는 가오카오는 대리시험 등 상상을 뛰어넘는 부정행위와 그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투입된 감시용 드론·특공대 등으로 매년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특별한 수험생의 등장에 관심이 집중됐다. 바로 중국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로봇 'AI 수학(AI-MATH)'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2020년까지 가오카오에 참가해 명문 대학 합격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험문제 푸는 로봇' 개발을 위해 지난 4년동안 AI 수학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30개가 넘는 중국 대학과 IT 기업,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매체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 등은 가오카오 첫날 베이징(北京)시 문과 전형의 대입 수학 문제를 푼 AI 수학의 점수를 확인한 결과 105점(만점 150점), 전국 문과계열 수학 2전형에서는 100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에 가오카오에 앞서 치른 예비 수학시험에서 AI 수학은 93점을 받아 합격점인 90점을 간신히 상회했다. 이번 가오카오에서 목표하던 110점을 받지는 못했지만 예비 시험보다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AI 수학의 시험 진행을 맡은 한 감독관은 AI 수학의 점수는 중위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AI 수학은 일반 수험생들이 시험을 끝낸 후에 외부 인터넷망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각각 22분과 10분 만에 전자책 형태의 파일로 시험을 마무리했다. AI 수학은 주관식과 객관식 문제를 모두 풀어냈고 객관식 문제는 모두 맞혔지만 주관식에서 약세를 보이며 실점했다.
 

[사진=신화사]


한 번의 시험 성적으로 대학 당락이 결정되는 가오카오의 열기는 우리나라 대학 수능시험만큼이나 뜨겁다. 원하는 점수를 얻기 위한 부정행위가 날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중국 당국도 이를 막기 위해 매번 새로운 대책을 발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작년부터 가오카오 시험장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형벌규정을 마련했다.

올해에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시험장엔 안면인식·지문대조를 통한 수험생 신분검증시스템을 도입했고, 후베이(湖北)성은 무선신호를 이용해 답안을 전송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가오카오 시험장에 표준화된 커닝방지 시스템을 갖췄다.

하이난(海南)성 시험관리당국은 대리시험을 방지하기 위해 공안(경찰)과 공동으로 정보수집 및 관리지침을 수립했으며 간쑤(甘肅)·허난(河南)성 등에선 가오카오 기간 동안 재학 중인 대학생의 휴학신청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가오카오의 뜨거운 열기에 중국 경제가 들썩이면서 중국에는 ‘가오카오 경제’라는 전문용어까지 생겼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많은 수의 중국 가정이 대입시험 직전 두 달간 10만∼20만 위안(1650만∼3300만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교육 형태는 일 대 일 과외부터 종일반, 한국의 기숙학원 형식인 위탁반, 모의고사반 등으로 다양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IT 분야의 평균 연봉이 12만2478위안(약 2034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학부모들이 자녀의 가오카오를 위해 엄청난 돈을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험생을 가진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비싼 호텔 객실요금이나 머리에 좋다는 보양식품, 심리치료사 등에도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다. 사교육비 대부분은 고3 시기에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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