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의 IT스캐너] 5마리 공룡과 싸우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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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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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의 경쟁상대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스프트(MS)였지만, 최근 여기에 엔비디아가 추가됐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제조업체다.

구글이 경쟁상대로 엔비디아를 추가했다고 보는 이유는 지난 5월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7’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와 맞서 싸울 무기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구글이 꺼내든 무기는 바로 딥러닝(심층학습) 전용 2세대 칩 ‘클라우드 TPU'다. 딥러닝은 '추론'과 '트레이닝'이라는 두 가지 처리로 이뤄지는데, 1세대 TPU에선 '추론'만 가능했고, 2세대 TPU는 '트레이닝'도 할 수 있다.  

딥러닝은 주로 영상인식과 음성인식 분야에 적용된다. 이 분야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GPU가 이미 선점한 상태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GPU 칩은 MS·IBM·테슬라·닌텐도가 채택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도 자사 데이터센터에 인공지능(AI) 처리능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순다르 피차이 CEO가 '구글 I/O'에서 클라우드 TPU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하지만, 구글은 이날 선보인 '클라우드 TPU'가 엔비디아의 GPU보다 더 빠른 처리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칩이 4개 탑재된 ‘클라우드 TPU'가 1초 동안 180조(兆) 회에 이르는 연산이 가능한 데 비해 엔비디아의 GPU는 최대 120조(兆) 회에 그친다는 것이다. 연산 능력이 빠르면 보다 정확하고 큰 규모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구글은 전 세계 AI 연구자들에게 1000개의 클라우드 TPU를 무료로 제공하는 ‘텐서플로 리서치 클라우드’를 발표하면서 엔비디아의 세력 확장을 견제했다.

그동안 구글은 4마리 공룡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모바일 분야는 애플, 광고와 동영상·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페이스북,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는 아마존, 클라우드 등 B2B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MS다.

구글이 이들과 경쟁을 펼치는 사이 기술 트렌드도 크게 변했다. 구글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인터넷의 중심을 옮기자, 이제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AI가 모든 분야의 핵심기술로 떠오른 것이다.

구글은 이를 절호의 기회로 생각한다. 구글은 경쟁사보다 이른 시기에 AI 연구와 투자에 착수해 왔으며 음성인식, 언어이해, 신경망기계번역 등 기초가 될 탄탄한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다르 피차이 CEO도 “우리는 모바일에서 AI로의 이행을 수년 전부터 구상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4마리 공룡들도 만만치 않다. 애플은 AI 관련 스타트업 인수를 늘리며 AI 비서 플랫폼 ‘시리’의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외부 개발자들에게 시리를 공개해 시리 생태계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발표한 음성인식 AI 비서 ‘M'의 서비스를 최근 미국에서 시작했으며, AI 기반의 번역기술도 공개했다. 

MS는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코타나’ 생태계를 확장시키기 위해 개발 코드 자체를 개방한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로 먹고살았지만, 음성인식 AI 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스피커가 인기를 끌면서 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알렉사’가 탑재된 가전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경쟁사들의 추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세계 최강 바둑기사를 이긴 '알파고'의 기술력이 구글의 AI 연구자들의 자신감과 프라이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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