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온천공 V모텔 이외 5개 모텔 '온천수 공급' 우수관 허가 '특혜'

온천수 공급 배관 삽입 이후 태풍 '차바' 당시 우수관 주변 물 범람

특혜 논란, 울주군 부서간 책임 떠넘겨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온천수 집수장 입구 모습. [사진=정하균 기자]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상북면 신불산군립공원 등억온천단지 내 일부 모텔들의 배관을 우수관에 설치토록 허가한 사실이 확인돼 특혜 의혹을 사고 있는 가운데(본보 5월 16일자 울산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온천수 배관 '우수관 설치 특혜 의혹') 이들 모텔들의 배관을 PVC나 동파이프가 아닌 고무호스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온천수의 세균 오염 우려까지 낳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등억온천단지 40여 곳 모텔 가운데 5개 모텔은 지난해 온천공(孔) 부지 소유자와 온천공급계약을 맺은 뒤 같은 해 7월 울주군청으로부터 온천수 사용허가를 받았다.

온천수 수질 검사 당시 수온은 26도로, 온천수 기준 25도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이들 모텔들은 공동 급수 계약한 온천공이 있는 장소와 1㎞ 이상 떨어져 있다.

때문에 해당 온천공에서부터 온천수 집수장을 거쳐 개별 모텔로 물을 옮기는 배관을 설치했다.

문제는 이 온천수 배관이 호우에 대비한 우수관(雨水管)을 통해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우수관은 폭우 등 빗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오수관과 별도로 하천으로 물을 신속히 유도하기 위한 공공시설이다. 

이들 모텔 5곳은 해당관청의 혜택을 받아 '온천수 모텔'이란 차별화 홍보를 통해 인근 모텔보다 경쟁 우위를 차지해 숙박객이 더 많이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당시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지하에 설치된 우수관 위 도로로 빗물이 범람해 있는 모습. 이 우수관엔 일부 모텔이 공동 급수받고 있는 온천수 배관이 삽입돼 특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문제의 우수관에 온천수 공급 배관이 삽입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닥쳤을때에 해당 우수관 주변에도 물이 범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해당 우수관 주변을 사진 촬영했던 독자 A씨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 대형 우수관을 설치한 행정당국이 특정 업소를 위해 특혜를 제공한 탓에 범람했다는 지적을 들어도 행정당국이 할말이 없게 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울주군 측은 우수관이 가로 세로 2m가량 되는 대형 통로이어서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울주군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사람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대형 우수관이란 점을 고려하면 온천수 배관이 우수관의 기능을 해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등억온천단지내 대부분의 모텔 업주들은 "행정당국이 재량권을 넘어 일부 모텔 요청을 받아들여 우수관에 온천수 배관을 설치해 주는 특혜를 베풀어 자연재해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며 "행정당국이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온천수 배관을 지금이라도 따로 설치토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모텔들이 끌어다 사용하고 있는 온천수가 진짜냐를 놓고 등억온천단지내 모텔업계에선 '갑론을박'이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특혜 논란에 대해 울주군 관계 부서에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울주군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온천단지의 갖가지 허가권은 공원계에서 갖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온천 관련 부서에서 요청이 들어와 허용해 줬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도시과 관계자는 "온천수 자체에 대해선 도시개발계 업무"라면서도 "배관 시설 관련 허가 여부는 도시과와 무관하다"고 특혜 시비 논란에 대해 경계했다.

한편 등억온천단지엔 현재 온천공이 6군데 유지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동 급수 1호공을 비롯해 신불산온천목욕탕이 3곳, 또다른 온천목욕탕이 1곳, 모 모텔이 단독으로 1곳 온천공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