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구교환X이민지 '꿈의 제인', 상실을 겪은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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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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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역의 배우 이민지(왼쪽), 제인 역의 구교환[사진=영화 '꿈의 제인' 스틸컷]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아무튼,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가출 청소년인 소현(이민지 분)은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렵다.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소현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은 없다. 이런 소현을 받아주는 것은 정호(이학주 분)뿐. 하지만 정호마저도 소현을 떠나버린다.

상실의 두려움에 떠는 소현에게 꿈결 같은 여인 제인(구교환 분)이 찾아온다. 이태원 클럽 ‘뉴월드’에서 노래를 부르는 트랜스젠더 제인은 가출 청소년들을 돌보며 엄마를 자처한다. 불행한 인생을 사는 제인과 아이들이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시시한 행복을 꿈꾸기 시작한다.

영화 ‘꿈의 제인’(제작 영화사 서울집·배급 ㈜엣나잇필름 CGV아트하우스)은 단편 ‘서울집’으로 제12회 미장센단편영화제, 제30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등을 통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조현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를 향한 따듯한 시선을 보내는 조현훈 감독의 ‘꿈의 제인’은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청춘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영화는 문학적, 영화적 은유와 묘사, 공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물들의 관계는 유기적이고 인물들은 입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조현훈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부담 없이 작품 전반에 녹아있다.

가출 청소년과 트랜스젠더 등 낯선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앞세웠지만 이들이 겪는 갈등, 심리적 압박은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뉴 타입 캐릭터들이 모여 가족을 이루는 과정은 보는 이들에게 긴장과 위로라는 이질적 감정을 심어준다.

영화는 크게 세 개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제목을 따라 꿈과 현실을 오가는 세 갈래의 이야기들이 경계 없이 풀어져 있다. 하지만 서사를 따라가는 것에 ‘꿈의 제인’ 속 현실, 초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조 감독은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삶으로 하여금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빛을 따라 걷기를 응원한다. 어둠이 깊은 곳에서 빛은 강렬해지는 법이다.

미장센 및 음악 역시 훌륭하다. 경계가 불분명한 이야기들을 시각적으로 표현, 관객에게 서사를 따라갈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준다. 아름다우면서 기묘한 감각을 살리고 이질적인 분위기를 빚어낸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칭찬할 만하다. 독립영화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배우인 구교환과 이민지는 텍스트 속 인물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낸다. 트랜스젠더 제인 역을 맡은 구교환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더해 오해와 편견 없는 인물로 다가가고자 하고, 이민지는 소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관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 서려 한다. 이 외에도 지수 역의 이주영, 대포 역의 박강섭, 병욱 역의 이석형, 나경 역의 박경혜 등 관객에겐 낯선 얼굴들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 날것 그대로를 연기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의 공백을 채우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31일 개봉했으며 러닝타임은 104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 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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