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5·18 세계 민주주의 모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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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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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5·18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광주광역시 제공]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 유엔본부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유엔본부에서 첫 학술세미나가 열리는 등 80년 5·18민주화운동이 전 세계에 민주 모델로 재조명을 받았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광주 다이어리:민주주의와 자유의 집단 기억'이란 주제로 5·18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이 학술대회는 5․18민주화운동 37년 만에 유엔본부에서 열린 첫 기념행사로 시작 전부터 주목을 끌었고, 행사 당일에는 외교관들 뿐만 아니라 한인회를 비롯한 현지 언론인, 학생 등이 대거 참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행사는 5·18 영상기록물 상영, 토론,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영문개정판 공개 등의 순으로 하루 동안 진행됐다. 특히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며 광주의 시대적 역할을 되새겼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유엔에서 5․18심포지엄이 열렸다는 것 자체가 매우 감격스러운 일이다"면서 "시간이 많이 지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생생한 기억들을 함께 나누며 당시 미국이 어떻게 대처를 했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자리다"고 말했다. 

1980년 당시 5‧18을 직접 취재했던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특파원은 "택시를 타고 광주에 들어가 수많은 시체들을 목격했다"며 "그럼에도 시민들이 절제된 행동 속에 연대하면서 대처하는 모습에 굉장히 놀라웠다"고 37년 전 광주의 모습을 회상했다. 

미국에서 열린 행사인 만큼 5․18 당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됐다. 국제 정치학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석좌교수는 "기밀 해제된 CIA 문건을 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동향 파악을 통해 5․18과 북한이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5․18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오히려 반미감정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콩고 출신의 난민인권운동가 욤비토나 광주대 교수는 "콩고가 내전 등 아픔을 많이 겪은 국가라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안보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한반도 문제는 강대국들이 개입해서 풀 문제가 아니라 5․18때 보여준 시민들의 인권과 평화를 기반으로 한 대동정신을 국제사회와 유엔에 널리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18은 광주만의 아픔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인 민주․인권과 평화의 연대로 발전시켜야 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패널들과 청중들은 "5․18이 세계 인권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며 광주의 역사는 광주만의 일이 아니라 인권을 존중받고 민주화를 이루고 싶은 모든 사람들의 모델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들의 인권교육, 광주와 제3세계 국가와의 연대, 광주와 유엔의 협력 등 다양한 목소리도 나왔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5․18은 기념하고 기억할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삶 속에 살아 숨쉬고 있으며 연대와 통합의 미래로 계승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뉴욕 한인회(회장 김민선)는 이민사 박물관 건립을 추진중에 있으며, 박물관 내에 일본 위안부 문제를 공유하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5·18 당시 한인들의 활동에 대한 기록물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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