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중 눈물 흘렸던 커제 "희망이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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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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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 중 눈물을 흘리는 커제 9단.[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27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번째 대국을 벌였던 커제(柯潔) 9단이 대국 중에 눈물을 떨궜다. 이날까지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커제는 기자회견에서 "대국 중에 이길 수 있다는 한 톨의 희망조차 가질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커제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불계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지나치게 냉정해 그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고 인민망이 28일 전했다.

커 9단은 이날 대국 중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한시간 1시간여를 남긴 시점에 돌연 자리를 벗어났다가 10여분 만에 돌아와 눈가를 닦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커제의 아버지 커궈판(柯國凡)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커제가 대국 중 화장실에 달려가 울었던 것 같다"며 "전날 잠을 자지 못했고 바둑 형세도 좋지 못해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커제는 기자회견 중에도 스스로 분했는지 한 차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확실히 오늘 고통스럽게 바둑을 뒀다"며 "대국 후엔 더 잘 뒀어야 했다고 스스로 책망했다"고 말했다. 그가 기자회견장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위로의 박수 소리가 30초간 지속됐다. 그는 계속해서 "져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커제는 "오늘 대국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며 "포석 단계에서 내가 생각해도 참기 힘든 악수를 뒀고, 대국 초반에 손실이 생겨 어렵게 바둑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커 9단은 "전날 밤에 잠을 자지 못해 매우 긴장됐다. 줄곧 어떤 수를 써서 알파고에 응대해야 할지 생각했다"며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자책했다. 커제는 또 "구글 딥마인드팀은 세상을 바꿔놓았다"며 "이번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국은 그동안 인류가 뒀던 그 어느 시합보다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파고는 지난 23일 1국에서는 커제 9단을 289수만에 백 1집 반으로 꺾었고, 25일 2국에서는 15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27일 3번기 최종 3국에서 커제 9단을 209수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하며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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