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가 그립다"…늙은 대한민국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대한민국에서 아기울음 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했고, 사망자 수는 줄어들면서 고령화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고령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어서 ‘인구절벽’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생아는 3만32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00명(-13.1%)이 줄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같은 달 기준 최저치다.

결혼 후 아이 없이 부부만 생활하는 기간은 길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평균 결혼 생활기간은 1.90년으로, 전년 같은기간 비해 0.07년 늘었다. 가임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29명으로 0.04명 감소했다. 1년으로 환산하면 1.16명 정도다.

올해 1분기 출생아 수는 총 9만88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만3800명(-12.3%) 감소했다. 

지난 3월 사망자 수는 2만42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00명(-4.0%)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올해 1분기 1.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1명 감소했다. 사망자의 연령구성비는 전년 동기에 비해 85세 이상에서 남자는 1.5%포인트, 여자는 3.4%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사망자 수는 총 7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500명(-2.0%)이 줄었다.

지난 3월 혼인은 2만3300건으로 1700건(-6.8%)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25∼34세 혼인율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25~29세 남성의 혼인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000명당 8.6건, 여성은 15.4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0.6건, 1.2건씩 줄었다. 30∼34세에서도 혼인율이 남성 14.4건, 12.5건으로 각각 0.6건, 0.2건 감소했다.

남성의 초혼은 올해 1분기 기준 2100건, 재혼은 600건으로 각각 3.5%, 5.2% 줄었다. 여성의 경우 초혼은 2100건(-3.6%), 재혼은 700건(-5.3%)으로 나타났다.

김재영 고려대 교수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처럼 결혼하면 1명 이상은 낳는다"며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결혼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열악한 일자리와 주거비 등의 문제로 결혼을 늦추는 데다, 나이가 들수록 결혼에 자신이 없어진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결혼하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