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수산생물 검역, 우리 수산생태계를 지키는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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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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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철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바이러스, 에볼라(Ebola) 바이러스··· 한때 연일 언론지면을 장식하던 전염성 바이러스 이름이다.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지역에서 전파되기 시작한 에볼라 바이러스와 2015년 중동지역에서 발견된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를 막기 위한 노력이 생각난다.

공항에서 철저한 검역을 실시하고, 방역을 위해 검역기관은 물론 전 국민이 고군분투했다.

인간에 감염되는 메르스처럼 우리 수산생물에게도 두렵고 치명적인 전염병이 있다. 새우 흰반점병, 전복 허피스바이러스병, 잉어 봄바이러스병 등이 그 주인공이다.

어렵고 생소한 병명이라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양식어업인에게는 무엇보다도 두렵고 걱정스러운 존재다.

외래 질병 유입 시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한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속 양식새우 품종이던 대하의 경우,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새우 흰반점병으로 인해 생산량이 100분의1 이하로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외래 수산질병 유입은 국내 생태계와 산업의 판도를 바꿔 놓는 큰 사건이며, 우리 어업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위생 및 동식물검역조치에 관한 WTO 규정(WTO/SPS)’이 발효돼 동식물 및 수산물 검역 문제는 국가 간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세계 각국은 WTO 산하 세계동물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통상 위생조건에 따라 수출입수산생물에 대한 검역을 실시할 의무를 지게 됐다.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부터 시행된 '수산생물질병 관리법'에 따라 국내 반입 전 수입수산물에 대해 21개 주요 법정 전염병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수산물 검역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전국 18개 공항과 항만에 100여명의 수산생물검역관을 배치·운영하고 있다.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수산생물로부터 외래 질병이 유입돼 국내 생태계를 해치는 것을 사전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검역절차를 살펴보면, 우선 수산물을 해외에서 들여온 자(수입자)가 외부와 격리된 검역 시행장으로 검역물을 입고한 후 신고하도록 한다.

이후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파견한 수산생물검역관이 현장에서 임상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 실험실에서 정밀 검사를 진행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수산생물이 질병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반송하거나 폐기 처분하고, 해당 시설을 소독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실시해 외래 질병 유입으로부터 수산물을 보호한다.

최근 우리 국민의 수산물 선호 추세에 따라 수산물 수입 품목 및 수입량은 지난 5년간 각각 22.4%, 10.9% 증가해 수산물 검역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유일의 수산물 검역기관인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철저한 검역을 위해 전문인력 교육, 질병 검사용 장비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역 관련 법·제도를 강화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국외 여행객이 귀국할 때 자가소비용으로 반입하는 식용·관상용 수산생물에 대해서도 반입 요건을 강화했다.

원칙적으로 반입을 금지하고 해당국가의 공인된 검역기관에서 발급한 증명서를 첨부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했다.

4월 한 달간 전국 주요 공항과 항만에서 새로운 제도에 관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향후 다양한 경로로 관련 내용을 전파할 계획이다.

수산생태계를 보호하고 우리 어업인의 피해를 예방하며 나아가 우리 국민 식탁에 안전한 수산물을 올리기 위해 수산물 검역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수산물 검역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검역 대상 생물 사전 신고 등 국민의 원활한 협조가 필요하다.

흔히 '검역은 제2의 국방'이라고 한다. 우리 수산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가기 위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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