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진짜 돈되는 정보 알려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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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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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영화 '작전'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도 있었지만, 잘못된 주식판을 잘 꼬집었다. 첫 부분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주식 정보를 달라고 부탁하는 지인에게 주인공은 머뭇거린다. 돌연 그는 "특급정보를 알려줄 테니 다른 사람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면서 한 종목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 얘기를 들은 지인은 바로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듯 같은 종목을 권한다. 이 소문은 여러 사람을 통해 빠르게 퍼진다. 주인공은 불어나는 매수세에 미소를 지으며 주식을 팔아치운다.

주식시장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때 불법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쳤다. 당시 "좋은 땅이 있어 소개해주고 싶다"는 부동산업자가 많았다. 물론 사기꾼이다. 이런 유혹에 대응하는 법은 간단하다. "그렇게 좋은 땅이 있으면 당신이나 투자하지 왜 알려주느냐." 돈방석에 앉을 정보를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공유할 이유가 없다.

우리 주식시장이 새 역사를 써가며 뛰어오르고 있다. 어김없이 '묻지마 주식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평소 주식을 한 사람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막연하게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초보 투자자에 대한 걱정은 훨씬 크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불어난다. 국내 증권사 신용거래 잔액은 이달 17일 기준 7조4910억원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다.

이런 시장 분위기를 틈타 주식 투자자를 현혹하려는 작전세력도 포착됐다. 최근 특정 종목에 대한 매집을 부추기는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고 있다. 자신을 '부자아빠'나 '신부자아빠', '리치클럽'이라고 밝히는 이 메시지는 여러 전화번호를 통해 전달된다. 해당 번호 서너 개에 전화를 걸어봤다. 어느 번호로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작전세력이 대포폰을 쓴다는 얘기다. 한 증시 전문가는 "메시지에서 언급된 종목을 보니 실제로 특정 시점에 매수세가 몰렸다"며 "문자 메시지에 현혹되거나 차트만 믿고 달려드는 투자자는 자칫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자에 언급된 한 상장사 관계자는 "회사 주가가 급등할 특별한 호재가 없다"면서 "이런 문자가 전파돼 유감이다"라고 얘기했다.

사실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투자자다. 무턱대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만 믿고 주식을 샀다가 만회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작전세력이 날뛰도록 방치한 금융감독당국이나 유관기관도 분명 잘못했다. 하지만 1차적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는 거다. 잘 모르는 사람이 전달한 미확인 정보만 믿고 투자했다면 더욱 그렇다. 되레 투자경력이 긴 전문가나 개인투자자는 자신이 어떤 종목을 눈여겨보는지, 어디에 투자해 수익을 냈는지 말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정보는 남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소중한 비밀이다. 초보 투자자라면 명심해야 할 얘기다. 나에게만 비밀을 알려줄 천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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