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혼술남녀 PD 사망사건이 CJ E&M에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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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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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지난해 10월 CJ E&M의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6개월이 지난 이후 유가족들과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의 공식 입장이 나오면서 이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인인 이한빛 PD는 지난해 1월 CJ E&M tvN 제작PD로 입사해 혼술남녀 조연출로 활동, 10월 26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당시 유가족들과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CJ E&M 측에 대해 진상 요구에 들어갔다.

평소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재라는 평가가 높았던 그가 입사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돌연 사망한 데는 사측으로부터 부당한 노동착취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CJ E&M 측은 이 PD에게 가혹행위나 폭언 등이 없었다고 해명해왔다.

하지만 유가족과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의 입장은 달랐다. 고인의 사망 배경에는 제작과정에서 반복됐던 장시간 노동과 업무과중, 계속된 밤샘촬영과 폭언 등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 PD의 친동생이 직접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고인이 평소 사측으로부터 받았던 고통과 심적 갈등이 상세히 묘사돼 있었다.

방송산업에서 벌어지는 계약직에 대한 손쉬운 해고와 드라마 현장 스태프들의 장시간 노동에 대한 문제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서울서부노동지청이 CJ E&M 내사에 착수, 부당노동행위 정황 파악에 들어간 까닭이다.

당시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을 통해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의문과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 PD의 동생과 시민들도 CJ E&M 사옥 앞에서 연일 1인 시위와 추모식을 열고 CJ E&M 측의 재발방지대책을 바라고 나섰다.

CJ E&M은 종합 콘텐츠 기업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韓流)' 1등 전도사로 불린다. 하지만 한류 이전에 '인류(人流)'를 우선시하는 기업이 돼야 함을 분명히 느껴야 할 것이다. 고인의 동생이 밝힌 대로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기 이전에, 사원의 '죽음'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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