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FBI 국장 해임 후 최대 위기 트럼프, 사태 진정 위해 후임 인선에 박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5-14 13: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전격 해임으로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속하게 후임을 지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인선에 속도를 내서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지만 탄핵론이 제기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진 혼란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 사태 진정 위해 인선 서둘러

A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코미 전 국장을 대체할 후임으로 4명 이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일주일 안에 새로운 국장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코미 해임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이 후임 후보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는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기자들을 만나 “후임 인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19일 중동과 유럽 순방을 나서기 전에 결정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기 국장 후보자들에 대해 "대부분 아주 유명하고 존경받으며 능력이 출중하다"며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즈(NYT)는 거론된 후보자들로 앤드루 맥카베 FBI 국장대행,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 앨리스 피셔 전 법무부 차관보, 마이클 가르시아 뉴욕주 대법원 배석판사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CNN은 여기에 더해 애덤 리 FBI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지부장, 헨리 허드슨 연방지방법원 판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FBI 국장 임명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FBI 내부의 신뢰도 얻어야 하는 만큼 인선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해임을 두고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트럼프 측근과 러시아와의 유착의혹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의회에서는 차기 국장이 백악관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취임 후 최대 위기

차기 국장 인선에 속도가 붙는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요 외신들은 코미 국장 해임을 닉슨 전 대통령의 사퇴를 이끈 ‘워터게이트’와 비교하며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마저 가늠하고 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커넥션을 수사하던 FBI 국장을 해임한 것이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수사하던 특별 검사를 해임한 ‘토요일 밤의 학살’과 닮아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대화 내용을 담은 테이프들이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면서 협박성 멘트를 달았는데, '테이프' 단어가 언급되자 외신들은 또다시 도청사건이 연루됐던 워터게이트를 떠올리는 모양새다.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탄핵조사 개시를 촉구하며 탄핵 가능성을 조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 로에브 하버드 로스쿨 헌법 전문가의 논평을 통해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를 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평은 대통령으로 인해 미국의 헌법과 정부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관리들과 부통령을 조종해 거짓을 퍼뜨리고 있는 만큼 즉각 의회가 탄핵조사를 시작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뉴스위크는 아메리카대학교의 앨런 리치트먼 역사학 교수를 인용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리치트먼 교수는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에게 충성을 요구함으로써 사법권을 방해했다"면서 즉각 탄핵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세계 도박 사이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베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일랜드 최대 규모의 베팅업체인 패디파워에 따르면 코미 국장의 전격 해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 탄핵될 가능성은 60%까지 치솟았다. 패디파워 대변인은 “코미 국장의 경질 이후 탄핵 베팅에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면서 "트럼프 취임 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회에서 진지한 탄핵 논의는 포착되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민주당 의석이 과반에 못 미치는 만큼 단독으로 탄핵을 추진하기 어렵고 자칫 출범 초기 트럼프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부정적 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독립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코미 해임에 따른 후폭풍이 워낙 큰 만큼 향후 국면 전개에 따라 탄핵론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