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에 선 안철수, 끊긴 대권도전의 길 이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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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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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협치 당부한 뒤 당분간 휴식 취할듯
'국민 속으로' 발판 정치재개할 듯…해외서 재충전할지 주목
정치권 일각에선 정계은퇴설…安측 일축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9일 두 번째 대권도전에서 무릎을 꿇음으로써 다시 한 번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당 체제를 만든 안 후보는 대선에서 '안풍(安風)을 대권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채 도전을 마감했다.

애초 안 후보는 4·13 총선 이후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했으나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파동'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며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10%를 넘지 못했다.

예기치 않게 당내 경선이 전환점이 됐다. '안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하며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거칠 것 없던 기세는 네거티브 공방전과 TV토론을 거치며 내리막길을 걸었고, '뚜벅이 유세'로 막판 반전을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롤러코스터 선거'를 치르며 현실의 벽에 부딪힌 안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 활동은 그야말로 깜깜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정계 은퇴 가능성도 솔솔 나오지만, 안 후보 주변에선 일축하고 있다.

안 후보가 2012년 정치에 입문하면서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며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각오를 내비친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다.

다만, 대선과정에서 의원직을 버린 만큼 당장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고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안 후보는 선거 기간 협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웠던터라 문재인 정부에 대해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안 후보는 대선 패배를 승복하는 발언을 하면서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와 미래'를 기치로 정치인 안철수로서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일단 안 후보는 재충전을 통해 새로운 정치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대권을 거머쥐지 못했지만, 갖가지 연대론에 흔들리지 않고 약속한 대로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한 것은 정치적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안 후보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선 막판 '뚜벅이 유세'가 반향을 일으켰고 안 후보도 대중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만의 정치 스타일을 개척한 만큼, '여의도 정치'보다 '국민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안 후보가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다시 정치 전면에 서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계속 살려가는 행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50대 후보론을 내세웠던 안 후보는 5년 뒤 대선이 있을 경우 60세로 접어든다. 이제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를 내세우기 쉽지 않게 되는 셈이다.

안 후보가 해외에서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2년 대선과정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대선후보직을 양보한 뒤 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벌이고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는 "초심으로 돌아가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말하고 떠난 뒤 83일 만에 귀국해 4·24 서울 노원병 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런 탓에 이번에도 안 후보가 재보선을 통해 다시 '여의도 정치'에 복귀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국민의당 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사실상 창업주나 다름없는 국민의당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어 내상을 크게 입을 경우 안 후보의 정치 복귀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lkbin@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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