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한국, 트럼프 시대 맞서 주도적 외교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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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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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행 외교 전략은 미국산 '수입품' 불과...주도적 전략 필요"

  • "다자 외교 강점 살려야...외교 전문가 양성도 시도해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부교수(왼쪽)와 김해선 태아금융유한공사 대표가 1일 아주경제 본사에서 '한반도 위기 속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박세진 기자]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비용 부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폭탄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한반도 위기상황을 주도적인 대(對)미·외교 전략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 "트럼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 전략 세워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부교수는 지난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역할이 오히려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한국의 입장을 잘 반영한 장기적으로 주도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요 2개국(G2) 국가를 상대할 때 한국은 확고한 자신의 주장을 펴지 못하고 미국이나 중국 측 입장에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특히 소통을 잘 모르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는 한국의 입장이 없을 경우 불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발언을 한 것만 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나 지리를 잘 모르는 지도자인 만큼 북핵 문제 등 동북아 통합 문제를 바라볼 때 한국의 역할을 깊이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환경이나 무인항공기(드론), 사이버 해킹 등의 문제에는 전문성이 없는 만큼 한국이 먼저 새로운 관련 기술을 역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 6자회담 등 다자회담에 강점"

또 "기존 한국의 외교 전략은 70~80년대 미국의 싱크탱크 보고서를 참고하는 등 '수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당시 미국과 현재의 미국 상황은 완전히 다른 만큼 이제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한국 입장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국가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외교 전문가'를 양성·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국이 세울 수 있는 전략으로는 어떤 점이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과거 6자 회담 등의 사례에서 볼 때 한국은 다자간 협상에서 유리하고 잘한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실체 없는 대화 자체에 국한시킬 것인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다자 회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또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특징 중 하나인 안보와 경제를 따로 떨어뜨려 놓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한미 FTA 재협상과 사드 비용 청구 문제를 언급한 점도 그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보와 무역은 별개 문제인 만큼 그런 부분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의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제 공격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북한의 전력 상태로 볼 때 소용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당장 북한 정권을 전복시킬 수도 있겠으나 최대 30년 이상 혼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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