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화폐개혁으로 현금 묶이자 모바일 결제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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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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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인도의 깜짝 화폐 개혁이 발표된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휴대폰 결제 시장이 폭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전히 시중에 화폐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생전 신용카드 한번 만져본 적 없는 수많은 인도인들이 휴대폰 결제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검은돈 철폐와 부패 방지, 디지털 결제 활성화를 위해 깜짝 화폐 개혁을 발표한 이후 모바일 결제 규모는 2배 이상 치솟았다. 반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이용은 감소했다. 여전히 모바일 결제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디 총리는 규제 완화와 인프라 정비를 통해 거래 기록이 그대로 남는 전자 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애써왔다.

이미 인도에서는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한 가게보다 인도 최대 온라인 결제회사인 페이틈(Paytm)의 모바일 결제를 받는 가게가 두 배나 더 많다.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은 페이틈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투자했고 일본 소프트뱅크 역시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발표는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인도에서 성인 중 신용카드를 쓰는 비율은 5% 정도에 그친다. 또한 신용카드 회사는 약 2%의 거래 수수료를 떼어가기 때문에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인도의 소매점들은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년 11월 유통 화폐의 86%가 이용 중단된 화폐 개혁 이후 시중에 현금이 마르자 소매점의 매출은 뚝 떨어졌다. 이 틈을 페이틈과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파고들었다. 페이틈은 따로 단말기가 필요없고 전화로 핀 번호를 통해 결제할 수 있으며, 동네 영세 소매점에는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물론 여전히 모바일 결제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2월 기준으로 모바일 결제 규모는 691억 루피(1조2000억원)으로 체크카드(41조원)나 신용카드(5조500억원)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그렇지만 성장률은 정반대다. 작년 10월 이후 모바일 결제 시장은 104% 급속 성장한 반면 체크카드 이용은 17% 위축됐고 신용카드 이용은 5% 줄었다.

모바일 결제 이용자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번 주 페이틈은 화폐 개혁 이후 모바일 지갑 이용자 수가 45% 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3월까지였던 2016/17 회계연도에 모바일 결제 건수는 총 15억 건으로 1년 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놀라운 성장세에 외국기업들도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마존은 외국기업 중 처음으로 모바일 지갑 출시를 위한 허가를 받았고, 인도에서 2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왓츠앱도 모바일 결제 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나 애플 같이 서구 사회에서 모바일 결제를 선도하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경우 모바일 결제를 위해 스마트폰과 통신하는 카드 리더기를 필요로 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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