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예술의 진수, '돈황예술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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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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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문화원서 6월10일까지 개최

 

'실크로드:문명 융합의 기억-돈황예술문헌전' [사진=주한 중국문화원 제공]

 

'실크로드:문명 융합의 기억-돈황예술문헌전' 전시 작품 [사진=박은주 기자]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동양과 서양의 교역로이자 불교 문화재의 보고로 불리는 도시 '돈황(敦煌)'의 불교예술품이 한국을 찾아왔다. 중국 간쑤(甘肅)성 당허강(黨河) 유역 사막지대에 위치하는 오아시스의 마을 돈황은 고대 실크로드 각지의 문화가 어우러지던 주요 교역지이자 불교 미술이 고도로 발단한 예술도시다.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해진 4세기부터 수많은 승려가 거쳐 가면서 돈황은 불교 예술의 '메카'로 불리기 시작했으며, 돈황 벽화는 그림으로 그려낸 사상·문화·경제 교류의 역사 그 자체로 불리기도 한다.

이제 불교 예술의 정수인 돈황 예술의 아름다움을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 24일 '실크로드:문명 융합의 기억-돈황예술문헌전'이 종로구 사직로에 위치한 주한 중국문화원에서 개막했다.

6월 10일까지 주한 중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중국의 '일대일로' 문화 전략에 따라 돈황의 문화 예술을 널리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7년 주한 중국문화원 '중국클래식문화전시 시즌 프로그램'의 막을 여는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에는 '돈황 막고굴(莫高窟·돈황석굴)'에서 그림 공부를 하던 장대천이 1940년대에 그린 돈황의 불상 분본(粉本, 밑그림) 원본, 돈황 벽화와 벽돌문양 탁본(拓本), 막고굴 옛 사진, 현대 화가들의 돈황그림, 영상작품 등이 선보였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에서 열린 '실크로드:문명 융합의 기억 돈황예술문헌전' 개막식에서 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주한 중국문화원] 


24일 오후 5시 주한 중국문화원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국내외의 정·재·종교·예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전시의 개막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개막식에 참석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축사에서 "2013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21세기 실크로드 경제벨트(일대일로) 공동 건설 제안이 세계 각국의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며 "중국 정부는 주변 국가들과 적극 협력해 일대일로를 공동 번영을 실현하는 협력과 상생의 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한 수교 25주년을 맞는 올해이다. 이번 전시가 한국 대중들의 돈황예술과 실크로드에 대한 이해를 돕길 바란다"며 "양국 국민들이 고난과 시련을 함께 이겨내 중·한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1940∼1950년대에 돈황 막고굴의 옛 모습을 담은 원판 사진도 소개되며, 1940년대 막고굴의 벽화 및 돈황에서 벽돌로 탁본한 탁편도 전시한다. 탁편 중에서 돈황 61호굴의 오대(五代·907∼960)시기의 작품으로 봉황 형태 머리장식과 새 무늬가 빼어난 공양인상 등을 볼 수 있다.

첨단 기술(4D)로 만들어진 돈황 비천(飛天, 하늘을 나는 선인 그림)과 돈황 다큐멘터리도 공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불교미술의 진수인 돈황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2000년 이상 이어온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의 역사적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개막식에는 추 대사를 비롯한 스루이린(史瑞琳) 주한 중국문화원장, 허루전(何如珍) 중국 강서중문미디어예술품유한회사 사장, 위하이옌(俞海燕) 주한 중국상공회의소 부회장, 앙토니 쇼뮈조 주한프랑스문화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최재천 전 의원,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 김월도 스님 등이 자리했다.

[사진=주한 중국문화원 제공]

 

돈황예술 관련 문헌 [사진=주한 중국문화원]


'크고(敦) 성대하다(煌)'는 뜻의 이름을 가진 돈황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다. 허시저우랑(河西走廊·과거 중국 대륙에서 서역으로 나가는 주요 교역로)이라고 불리는 지대의 서단에 위치하는 오아시스의 마을로, 기원전 2세기 한나라 사신 장건(張騫)이 개척한 교역로인 고대 실크로드 각지의 문화가 어우러지던 주요 교역지이기도 하다. 당시 실크로드는 중국의 비단 등 동양의 문화를 로마제국에 전하고 유리 등 서양문물이 동양으로 통하게 하는 통로였다.

다양한 국적의 불교 신자들이 모여드는 돈황에는 세계적 수준의 불교 예술작품들이 있다.

불상이 많아 천불동(千佛洞)으로도 불리는 돈황의 막고굴은 약 500개의 굴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불교 예술 유적지로 사막 속의 천연 화랑이라 할 수 있다.

돈황의 석굴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20세기 초 17호 석굴인 장경동(藏經洞)에서 발굴된 2만여 점의 유물 속에서 세계 4대 여행기로 평가받는 통일신라의 승려 혜초(慧超)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발견됐다.

최근에는 삼국시대 한반도 사람들을 묘사한 돈황 벽화가 40개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오늘날까지 돈황에 남아있는 4만5000㎡의 아름다운 벽화와 2000여개의 조각들은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막의 모래 바람, 햇빛과 비바람 속에서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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