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특별시민' 선거는 전쟁, 정치는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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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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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별시민'에서 변종구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사진=쇼박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 분)은 3선을 노리는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분)의 지지자다. 하지만 그는 변종구의 행보에 염증을 느끼고 구태의연한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사람 보는 눈이 탁월한” 변종구는 박경의 야망과 재치를 높이 평가, 그를 캠프에 영입한다.

겁 없이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정계는 치열하고 잔혹했다. 그야말로 선거는 전쟁, 정치는 쇼였다. “서울을 사랑하고 서울만을 위해 산다”던 변종구는 속내가 시커먼 정치인이었고, 선거대책본부장인 심혁수(곽도원 분)는 선거 공작의 일인자로 온갖 지저분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젊은 광고인 박경은 정치판에 깊숙이 빨려 들어가고 변종구는 승승장구, 헌정 사상 최초의 3선 서울 시장에 가까이 다가선다.

그러나 상대 후보들의 치열한 공세 역시 만만치 않았다. 뜻밖의 위기를 맞은 변종구는 본능적 정치 감각과 경험을 토대로 선거전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심혁수, 박경과 갈등을 겪는다.

영화 ‘특별시민’(제작 ㈜팔레트픽처스·배급 ㈜쇼박스)은 2011년 ‘모비딕’으로 장편 데뷔한 박인제 감독의 신작이다. 앞서 예리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권력의 실체를 그려낸 박 감독은 대한민국 정치계로 눈을 돌려 사실적 묘사 및 날카로운 비판, 풍자를 선보인다.

영화 ‘특별시민’의 재미는 정치·선거라는 소재를 보다 더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 있다.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선점하기 위해 분투하는 정치인과 여·야당의 관계, 정치부 기자와 의원들의 신경전 등은 관객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특히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태, 대통령 탄핵과 5월 조기 대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영화 ‘특별시민’의 장·단점은 더욱 극명하게 느껴진다. 현실에 발붙인 세계관과 캐릭터가 관객에게 공감과 흥미를 유발할지 혹은 지겨움을 느끼게 만들지 가늠할 수 없다. 다양한 세대, 입장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어느 시점·지점에 따라 영화적 재미나 만족도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변종구 역의 최민식이 극의 중심을 잡고 심혁수 역의 곽도원은 극의 긴장감을 더하며, 박경 역의 심은경은 몰입도를 높인다. 이 외에도 라미란, 문소리, 류혜영, 이기홍 등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이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촘촘한 짜임새를 완성한다. 오는 26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30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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