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심야까지 5시간 마라톤의총…'불씨' 안고 갈등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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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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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지지도 낮아 죄송하지만 믿고 따라달라"…단일화 반대
김무성, 강경파 설득…"단일화 필요하지만 후보 존중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이 25일 새벽 0시를 넘겨서 끝낸 의원총회에서는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어떤 '전략'과 '인물'로 치를 것이냐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으려면 자유한국당·국민의당과 3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과 유승민 후보가 독자적으로 선거를 완주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결국 유 후보가 당의 단일화 시도를 반대하지 않는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지만, 당내 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했을 뿐 지지율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 사퇴 요구 등 불만이 다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총은 전날 오후 7시 30분께부터 이날 오전 0시 30분께까지 국회의원회관에서 쉬는 시간 없이 약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소속 의원 33명 중 31명이 참석했고 한 명도 빠짐없이 발언했다.

베트남 순방에 오른 김학용 의원과 '새로운 보수'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한 국토대장정 중인 이학재 의원만 불참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김현아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단일화를 주장한 의원들은 단일화 노력을 하지 않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보수분열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단일화를 여러 차례 촉구했던 김재경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 방법 말고는 없지 않으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성태 의원은 "유 후보만 바라보고 가다가 지금 여론대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면 참담할 것"이라며 "중요한 시점에 칼끝을 거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종구, 장제원, 박성중 의원 등도 문 후보 당선을 막기 위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후보는 단일화에 끝까지 반대했지만, 의원들의 요구가 워낙 강하다 보니 마지 못해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는 의총에서 "저는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후보"라며 "후보로 선출될 때 지지율이 얼마 이상 안 오르면 사퇴한다는 조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후보도 모르게 홍준표 측과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는 게 너무 섭섭하다"며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우리 정체성과 너무 안 맞아 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읍소하고 싶다. 지지도가 낮아 죄송하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저를 믿고 따라달라"고 호소했다고 유 후보 측은 전했다.

선대위 대변인단장을 맡은 지상욱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들이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니까 '한번 해봐라. 나는 지켜보겠다'라는 의미이지 유 후보가 단일화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저는 완주해야 한다고 했다"며 "당내에 여러 생각이 있지만 그런 의견들을 수용하되 우리 후보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는 유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 후보는 의총에 대비해 지난 23일 김무성·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도 의총 당일 오전 단일화를 강력히 주장하는 의원들을 만나 후보 결정에 따르자고 설득하는 등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이 상태로 계속 가면 탈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의총에서 "결과적으로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해 필요성은 있으나 결국에는 후보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의총 결과에 대해 "주적을 주적이라고 말도 못하는 문재인을 막기 위해 애국적인 행동을 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마 한 참석자는 "그렇게 아름답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bluekey@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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