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결선진출 '30대 신예' 마크롱…프랑스 정치 파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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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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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코스 거치며 승승장구…투자은행 임원과 30대 중반에 경제장관 역임
親기업성향에 강한 유럽연합 건설 공약…르펜 누르고 최연소 대통령 가능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신생정당 '앙 마르슈'(En Marche. '전진' 이라는 뜻) 후보로 대선 결선에 오르게 된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뒤 대권에 도전한 프랑스 정계의 '무서운 신예'다.

다음 달 7일 결선에서 그가 만약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면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자, 현재 서방의 주요국 가운데 가장 젊은 국가 지도자가 탄생하게 된다.

더욱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투표가 끝난 뒤 결선진출이 좌절된 주요 좌·우 정당의 후보들이 르펜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마크롱 지지를 선언해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의 승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마크롱은 현 정부에서 경제장관 재임 중 기존의 좌·우로 양분된 프랑스 정치를 혁신하겠다면서 프랑스판 '신중도와 '제3지대'를 표방한 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기성 좌우 거대정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을 파고들며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타더니 대선 레이스 내내 지지도 1∼2위 자리를 지켜왔다.

유서 깊은 소도시 아미앵에서 의사 부부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마크롱은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뒤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잠깐 일했다.

이후 그는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스카우트돼 기업 인수합병(M&A) 등의 전문가로 활동하며 실물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감각을 익혔고, 2012년 현 사회당 정부 출범 때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2014년 개각 때는 만 36세의 나이로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는 등 올랑드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

중도좌파 사회당 정부 내에서 친(親)기업 성향으로 유명했던 그는 현 정부의 '우클릭' 경제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2015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파리 샹젤리제와 같은 관광지구 내 상점의 일요일·심야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경제 개혁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에 대해 대형 프랑스 노동조합들과 집권 사회당에서는 노동자의 휴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정권 핵심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왔다.

마크롱과 올랑드는 의회 표결로 관련 법안 통과가 어렵게 되자 헌법 예외조항을 이용, 표결을 거치지 않고 정부 발표로 대신하는 방법을 동원해 정책을 관철했다.

마크롱은 장관 재직시절 사회당의 대표적인 노동정책인 주 35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개진해왔다. 그는 "오래전에 좌파는 기업에 대항하거나 기업 없이도 정치를 할 수 있었고, 국민이 적게 일하면 더 잘 살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노동법 개정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파리 근교 행사에 참석했다가 성난 노동자들로부터 달걀을 얻어맞기도 했다. 노동규제 완화와 친기업 성향은 그의 강한 엘리트적 배경과 함께 좌파 노동계층의 표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대선 레이스 초중반에는 기존의 좌·우 정당체제를 뛰어넘겠다는 그의 선언을 두고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젊은 나이는 장점으로도 꼽히지만, 선출직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는 배경과 함께 라이벌들로부터 '경륜 부족'으로 공격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크롱이 자신의 고교 시절 불어 교사였던 24세 연상의 여성과 결혼에 골인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런 개인사는 그의 직설적이고 기성체제에 저항하는 듯한 유려한 말솜씨와 함께 젊은층의 인기를 얻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한 유럽연합 건설, 법인세 인하, 공공부분 일자리 12만명 감축, 재정지출 축소, 친환경·직업훈련 예산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yonglae@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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