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과 포용의 도시…국립민속박물관 '울산'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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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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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6월 19일까지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전 개최

  • 한국 최초 국민차 '포니' 등 200여 점 전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도표'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올해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은 울산광역시(시장 김기현)의 정체성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2017년 '울산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해 오는 6월 19일까지 기획전시실Ⅰ에서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처용탈', 겸재 정선(1676~1759)의 '반구(盤龜)' 그림,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을 비롯해 한국 최초의 국민차 '포니'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 등의 자료와 영상 200여점을 선보인다.

농업과 어업을 기반으로 한 과거의 ‘울산’은 끊임없이 사람·기술·문화가 유입돼 서로 섞이며 넘나들었고, 1925년 인구 13만명이었던 소도시는 100년도 채 걸리지 않아 2017년 현재 119만명의 대도시가 됐다. 전시는 이처럼 유입‧확산하는 동시에 서로 화합‧적응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울산사람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겸재 정선의 '반구(盤龜)' 그림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전시는 △'울산으로 모이다' △‘울산에서 나가다’ △‘울산과 함께하다’ 등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제1부 ‘울산으로 모이다’에서는 울산으로 들어온 사람과 문화 그리고 기술에 관해 소개한다. 울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징과 신라의 수도 경주의 관문으로 일찍부터 외부인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전시장에서는 역귀를 물리치는 ‘처용탈’, 울산으로 출가 물질을 온 제주 해녀의 기록이 남아 있는 울산의 ‘호적부 대장’, 6·25전쟁 이후 외고산 마을에 들어온 경북 영덕 출신의 옹기장인 허덕만의 ‘물레’ 그리고 수많은 근로자와 최신 기술이 울산에 모인 계기가 된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어 제2부 ‘울산에서 나가다’는 울산사람과 기술, 문화가 외부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구대 일대를 그린 겸재 정선의 ‘반구’를 비롯해 이 일대를 다녀온 옥소 권섭(1671∼1759)의 '남행일록', 반구대가 바라보이는 집청정에 다녀간 사람들의 한시 400여 편을 엮은 '집청정시집' 등은 울산이 과거 외부로 어떻게 확산되었는가를 웅변한다.

'방어진 마을 지도'는 일제강점기 방어진에 살았던 한 일본인이 과거를 되살려 그린 것으로, 울산에 대한 기억이 바다 건너 일본에까지 이어졌음을 알려준다. 1976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탄생 과정을 기록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 우리나라 전역은 물론이고 해외로도 팔려나간 자동차 '포니'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울산 출신으로 학문과 예술 세계의 지평을 넓히고 울산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어학자 최현배(1894~1970), '한국 민속학의 아버지' 송석하(1904~1948), 소시민들의 설움을 노래한 대중가요 가수 고복수(1911∼1972) 등의 인물 자료도 주목할 만하다. 
 

'울총'의 가방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마지막 제3부 ‘울산과 함께하다’에서는 울산으로 모인 사람들이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한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울산엔 전국에서 몰려든 근로자들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다. 전시장엔 친목 교류뿐 아니라 울산 지역의 발전과 봉사를 위해 노력한 향우회 관련 자료, ‘물허벅’이나 ‘애기구덕’처럼 고향에서 가지고 온 물건, 현대자동차 ‘월급봉투’와 ‘작업복’ 등 타지 출신들이 울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도 전시된다.

‘울총울산 총각’의 ‘저녁 상차림’과 ‘울총 가방’도 흥미롭다. ‘울총’은 결혼했지만 직장을 따라 혼자 울산에 살고 있는 1인 가구로, 울산 내 새로운 구성원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최근 우리나라에 급속히 늘어난 결혼 이주자, 다문화 2세대를 위한 ‘스윙스 야구단’ 관련 자료 등 다양한 지역 출신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울산의 현재를 보여준다. 

전시장 가운데에 배치된 대형 미디어 테이블에서는 먼 바다에서 울산으로 들어온 고래부터 현재 울산의 모습까지 울산의 연대기를 프로젝션 매핑 기법으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예로부터 외부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울산사람들의 수용과 포용의 태도는 오늘날 울산의 사회·문화·경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번 전시가 갈등과 화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도시의 해법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속박물관 전시가 끝나면 울산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오는 11월까지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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