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공공의 적 된 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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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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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홍보대사 무보수 탓에 구하기 어려워"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설현 때문에 홍보대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네요."

공기업들이 홍보대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무보수로 홍보대사를 하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해서다. 지난해 AOA 설현의 역사관이 구설에 오르면서 정부의 예산 집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2017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 통보'를 통해 정책 홍보 목적으로 활용되는 홍보대사는 무보수로 하거나 교통비·식비 등 실비 성격의 사례금만 지급토록 원칙을 신설했다. 올해 예산을 배정받은 정부 각 부처는 돈을 쓸 때 이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다음해 예산 배정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홍보대사 취지에 맞지 않게 억대의 모델료가 지급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중앙정부 및 공공기관들이 연예인 홍보대사에 지급한 모델료는 70억3380만원에 달한다.

특히, 기획재정부와 복권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가수 이승기씨는 5억7000여만원의 거액을 모델료로 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명목으로 연예인에게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며 비난 여론이 일었다.

 

걸그룹 AOA 설현이 지난해 5월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네 번째 미니앨범 'Lucky Guard'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결정적인 사건은 설현 사태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5월 한 방송에서 AOA의 설현과 지민은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했다. 설현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정답은 맞혔지만 질타가 쏟아졌다.
 
이는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를 알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홍보대사로 위촉된 설현의 자질 문제로 이어졌다. 역사도 모르는 사람을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비판이 쏟아지자 설현은 자신의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역사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불쾌감을 느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홍보대사의 자질 문제가 제기된 건 설현이 처음은 아니다. 걸그룹 투애니원(2NE1)은 2010년 법무부 법질서 캠페인 홍보대사를 맡았다. 그러부터 4년 후 멤버 박봄이 향정신성의약품 암페타민을 밀반입하다 세관에 적발돼 활동을 중단했다.

배우 송혜교는 지난 2009년 국세청으로부터 모범납세자 상을 받았다. 국세청 홍보대사까지 겸했던 송혜교는 3년간 25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나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처럼 홍보대사를 둘러싸고 몇 년째 잡음이 끊이지 않자 기재부가 '무보수'라는 칼을 빼든 것이다. 이로 인해 공기업들이 홍보대사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홍보대사 모델 비용이 전무하다보니 유명인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보수라 선뜻 나서는 유명인도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기업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자체 개발한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명예 홍보대사, 대학생 기자단, 블로그·SNS 활용 확대 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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