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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空約 검증⑤]대선공약 재원마련 현실성 없다

입력 : 2017-04-20 15:55수정 : 2017-04-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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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경제역풍 맞을 수도"
아주경제 윤태구·현상철 기자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주요 경제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노인·여성·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고용부문부터 육아휴직 같은 복지공약, 중소기업 및 미래 인재 육성 등의 공약은 현재 우리 경제에 요구되는 것들이다.

소요재원이 조(兆)단위가 넘는 공약이 대부분이지만, 각 후보들의 재원 조달 방안은 '세출·지출예산 조정'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더라도 이를 이행하기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공개된 대선후보들의 재원 마련책은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무리하게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할 수는 있지만, 이는 국가재정 사용의 우선순위가 엉키는 결과를 불러와 기대한 만큼의 정책적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선언적 공약'에 따른 경제적 후폭풍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대선 준비기간으로 철저한 근거가 부족한 공약들이 현실화되면 국가 차원의 복지제도나 노동시장 등이 왜곡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인세 인상을 핵심으로 한 증세 가능성도 반론이 적잖은 상황이다.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움츠러든 기업의 경영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율 인상보다 세원 확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누구도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대선공약 재원 마련 현실적으로 불가능··· 경제에 역효과 불러올 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선공약의 재원마련계획이 미흡해 실제 필요한 만큼의 재원을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성대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당수 공약의 경우, 재원조달계획이 불명확하다"며 "명확하지 않은 공약은 사실 선언적인 것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도 "대부분 정부지출 공약을 내놨는데, 체계적인 연구 속에서 공약을 발표했는지 의문"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성급한 공약의 이행은 우리 경제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 교수는 "재원조달 우선순위가 성립이 안 된 상태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필요에 따라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빚을 내서라도)예산을 편성하면 재원을 마련할 수는 있다"며 "문제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제고를 유도하고, 생산성이 고용·임금을 통해 재분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인데, 오히려 경제와 고용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인세 인상' 소모적 논쟁 여전··· "넓은 세원이 우선돼야"

19대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 자신이 내놓은 공약을 실행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디서 더 걷을지'다.

5당 대선주자 중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한 4명이 법인세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단, 아직까지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제외하고는 증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감세정책을 펼치면서 25%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낮아졌다. '법인세 인상' 논쟁의 핵심은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입장과 세계 주요국의 법인세 인하 흐름에 역행하면 안 된다는 주장의 대립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법인세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양상이다. 국가세입은 경기가 회복되면 순증하기 때문에 굳이 현재 한국경제 상황에서 법인세를 자극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2011~2013년 법인세수가 줄어들었다가 이후 3년간 늘어난 것은 기업의 사업여건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세율을 올린다고 세금이 늘어나는 게 아니고, 경기에 따라 법인세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성대윤 연세대 교수는 "법인세는 절대 올리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여건상 후순위에 가 있어야 할 세금이라 생각한다"며 '법인세를 올리더라도 공약 실천을 위한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들의 다른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정책기조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15년 기준 근로소득세 신고인원 중 46.8%는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자고, 신고법인의 47.1%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넓게 거두면서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이 없어야 하고, 이 재원을 저소득층에게 가도록 하는 게 맞다"며 "세금을 더 걷기 전에 해야 할 것은 재정의 효율화 작업"이라고 조언했다.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도 "정부지출을 최대한 효율화시킨 뒤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 할 때가 됐다고 한다면 증세를 해야 한다"며 "주의해야 할 점은 법인세 같이 자극적인 카드만 내놓는 게 아니라 소득에 따라 세금을 부담시키되, 조세부담이 분산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 살리기' 우선돼야

대선 후보들이 집중하는 공약은 경제와 일자리다. 한국경제가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법인세 인상'이 오히려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오히려 기업의 경영여건을 끌어내리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여전히 불안감 속에 있다. 특히 상법개정안과 법인세 인상은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법인세가 오를 경우, 기업 경영환경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가 후보들의 공약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세율을 올렸을 경우 경기 활성화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게 법인세다.

이경상 대한상의 기업환경본부장은 "OECD 대부분의 국가들은 법인세를 낮춰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는 상황이다. 중국도 2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첨단기업의 경우 15%로 낮춰줬다"고 강조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복지를 하려면 경기를 활성화시켜 기업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해 이것으로 복지재정을 충당하면 된다"며 "그런데 복지는 복지대로 늘리고, 기업은 기업대로 규제를 한다. 기업이 성장을 못하게 막아놓고 어떻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건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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