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광양 3개市 각종 사안 놓고 걸핏하면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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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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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서로 인접해 있는 전라남도 여수, 순천, 광양시 등 이웃사촌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현안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19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2여수세계엑스포 정신 계승과 박람회장 활성화 차원에서 박람회장에 기상청 산하기구인 '국립 기상과학관' 유치를 추진해 왔다. 결국 여수시는 2008년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로 지정됐다. 2012년엔 해양학·해양기상 합동기술위원회(JCOMM) 총회를 개최한 바 있어 기후변화 관련 콘텐츠와 기반을 동시에 갖춘 최적지라며 2015년 기상과학관 유치를 기상청에 건의했다. 

유치를 위해 당시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의원과 이낙연 전남지사에게 이 사업을 전남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건립되면 연간 100만여명의 관람객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돼 박람회장 사후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광주지방기상청도 2015년 10월 광주·전남지역 기상과학관 신축 타당성 조사를 통해 여수박람회장을 가장 적합한 곳으로 결정했다. 이듬해 '기상청 중기 재정계획'에 예산까지 반영했다. 여수시도 박람회장 안에 5300㎡ 부지를 확보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여수와 이웃한 순천시가 느닷없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두 지역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순천시는 "내년 개관하는 잡월드 연관 사업으로 기상과학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여수시는 "순천시가 끼어들어 방해한다"며 불쾌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전남동부와 경남서부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여수선언실천위원회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시가 광양만권 상생을 파기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여론에 밀린 순천시는 결국 "더 이상 유치를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여수시가 기상과학관을 잘 유치할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다"라고 스스로 논란 확산을 종결지었다. 

비록 이번 사안은 일단락됐지만 이들 지역은 각종 사안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을 벌여 왔다. 

2019년 광양에 개교가 확정된 '공립 창의예술고설립' 유치를 놓고도 지역 간 신경전을 치렀다. 순천시가 2011년 예술고 시민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청원서 제출과 전문가 협의체 구성, 설립 타당성을 조사하는 등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뒤늦게 여수시와 광양시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상대 지자체 비방전 등 감정싸움으로 치닫기도 했다. 

2015년에는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공약 사항인 도립미술관 전남 동부권 유치를 놓고도 이들 지역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올 1월에 개점한 LF스퀘어 광양점 건립을 두고 광양과 순천은 주민민심까지 갈라놓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광양시가 LF스퀘어 건립을 추진하자 2014년 순천시의회는 입점 철회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광양시의회는 "순천이 광양경제를 예속시키려는 행태"라며 '반대 운동 중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두 지역이 정면 충돌로 치달았다. LF 문제는 행정기관이 아닌 순천 지역 상인들이 나서 소송전까지 벌어져 개점이 1년여 늦춰지기도 했다. 

이들 3개 지방자치단체는 말 스포츠 체험센터 유치, 순천-완주 고속도로나 이순신대교 명칭, 순천대 공대의 광양 캠퍼스 설립, 광양상공회의소 독자 설립, KBS순천 방송국의 여수 이전 문제, 항공기 지역 안내방송 등을 놓고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한 지역 주민은 "동일 생활권, 같은 정서를 갖고 있는 하나의 지역에서 3개시가 서로 다투는 것은 전남 동부권의 장기적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 간 협력과 양보의 자세로 공동번영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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