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핫피플] '세계 1인자' 마룽 꺾은 '탁구계 추성훈' 정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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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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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탁수선수 정상은이 지난 16일 중국 우시에서 열린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니와 고키(일본)를 물리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중국동포 출신의 탁구 국가대표 정상은(삼성생명)이 지난 16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막을 내린 제23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17년 만에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이 남자단식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2000년 카타르 대회때 김택수 이후 처음이다.

특히 그는 지난 14일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 개인 32강전에서 탁구 최강국인 중국의 세계 1위 마룽(馬龍)을 물리치며 탁구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정상은은 조선족 귀화 선수면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해 '탁구계의 추성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어깨 부상으로 대회에 많이 참가하지 못해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500위에도 이름이 빠져 있는 정상은이 2015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탁구 1인자'인 마룽을 꺾은 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국제탁구연맹(ITTF) 역시 “마룽의 패배는 이번 대회 가장 큰 뉴스”라고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마룽에 패매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정상은이 옌볜(延邊) 출신 조선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기가 끝난 직후 중국어로 인터뷰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21CN 등 중국 매체는 "정상은은 중국이 10년 전부터 탁구의 세계화를 위해 다른 나라 선수를 육성했던 '늑대 육성 프로젝트(養狼計劃)' 출신"이라고 보도하며 중국이 탁구 최강국임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정상은은 최근 인터뷰에서 마룽과의 경기에 대해 "마룽을 이긴다는 확신은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플레이로 마룽을 흔들고, 마룽이 네트에 짧게 붙인 공을 강하게 공격하는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밝혔다. 마룽 역시 경기 직후 “실수가 많았다. 정상은이 경기를 잘 준비하고 나왔다”며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1990년 태어난 정상은은 탁구 선수로 활동하던 아버지 정부원씨를 따라 여섯살 때 처음으로 탁구 라켓을 잡았다. 탁구세계에 입문한 그는 두각을 나타내며 중국 현지에서 중학부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그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건 국내 여행사에 취직한 어머니 김난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오면서 부터다. 사춘기 시절 방황하면서 잠시 탁구를 그만뒀던 정상은은 2006년 동인천고에 입학해 다시 라켓을 잡았다. 그리고 2007년 12월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탁구 사상 처음으로 주니어세계선수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오른손 셰이크핸드인 그는 이상수(국군체육부대)와 2006년 12월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이끌어 2007년 1월 대한탁구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2014년에도 한국 남자대표팀의 주축으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중국의 벽에 막혔지만 한국의 단체전 은메달에 기여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한 정상은의 다음 목표는 다음 달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고 주 무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세계선수권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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