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관세청, 말뿐인 원산지표시 단속 강화... 인력 부족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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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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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사 보도 전(왼쪽 위)과 후(오른쪽 위)의 'CK무역' 영업장. 상호 변경 후 영업을 재개한 '렛츠다이어트코리아' 영업장(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관세청의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져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불법 제품을 유통·판매한 업체에 대해 심증과 정황이 뚜렷하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대응해 되레 불법 업체들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실제로 중국산 레깅스(브랜드 '렛츠다이어트')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속여 불법 행위를 일삼던 중국 수출입 및 유통무역회사 CK무역(대표 조수봉)이 여전히 불법 판매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관세청은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어 불신감만 높이고 있다.

본지 보도(2016년 10월 18일자 1면 [단독] '중국산 다이어트 레깅스 국산 둔갑 역수출') 후 중국으로 잠적했던 조수봉 대표가 여전히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은 채 한국인을 대표로 내세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레깅스뿐 아니라 불법 판매품목도 더욱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기자가 이들 영업장 앞에서 불법 영업 현장도 포착해 다양한 증거(거래명세표, 수입화물품목카드 등)를 관세청에 넘겼으나 돌아오는 답은 현장 적발이 아니므로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다는 얘기뿐이었다. 또한 관세청은 해당 영업장을 다녀왔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3일 본지 보도('[단독] 짝퉁 레깅스 업체 불법영업 재개··· 판매품목도 늘렸다') 이후 CK무역(현재 '렛츠다이어트 코리아'로 상호 변경) 측에서 관세청에 연락을 취해 현장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업체 측의 연락을 받고 영업장 물품들을 확인했다. 모두 중국산으로 표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실제 시중에서 팔리는 '렛츠다이어트 코리아' 선캡을 구매해 보니 여전히 제품 및 포장에는 한국산으로 돼 있었다.
 

시중에서 팔리는 '렛츠다이어트 코리아' 선캡.


관세청은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업체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안일한 대처를 한 셈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라벨갈이 등 불법행위 현장을 찾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물증이 부족하다"며 오히려 기자에게 물증을 더 찾아오란 식이었다.

더구나 관세청 관계자는 "업체 측에서 기자에게 피해에 대한 고발을 한다던데 괜찮겠느냐"며 은근히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세청의 '사후약방문'식 대처에 원산지 세탁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12일 관세청은 17개 광역시·도 등 20개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기관 협의회’를 개최, 허위 원산지표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보여주기식 정책은 결국 허울뿐인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번만은 관세청이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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