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남궁민의 자신감, 그래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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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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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궁민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남궁민은 정말 신기한 배우다. 어쩔땐 로맨틱했다가, 또 어쩔 땐 세상에 이런 악마가 또 있을까 싶다. 그러다 또 방심하는 사이에 세상 똥꼬 발랄한 코믹함으로 대중들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만든다. 모든 캐릭터를 마치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그가 전무후무한 또 하나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바로 ‘김과장’ 속 김성룡이다.

그중 김성룡은 타고난 근성과 깡으로 안방극장에 통쾌함을 날린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김과장’의 인기를 견인했다. 약 3개월의 시간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며 다소 핼쑥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섰지만, 이내 자신의 소신을 꾹꾹 담아내기 시작했다.

“촬영 후 건강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드라마 끝날 때 까지 정말 하루도 못 쉬었어요. 일각에서는 제가 쓰러질 줄 알았는데 왜 안쓰러졌냐고 그러시더라고요.(웃음) 정신력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동안 못 잔 잠을 자고 있습니다.(웃음) 운동하고, 잠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동안 못봤던 영화도 보고요.”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남궁민은 ‘김과장’으로 최선을 다하며 끝까지 완주했다.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를 버티게 한 건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배우 남궁민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깨달았던 건 전 작품과 전 전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 스스로가 완성형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고 우쭐할법한 시기에 만난 작품이었죠. 촬영하면서 ‘연기적으로 많이 부족하구나’ 싶었어요. 특별히 어떤 장면이나 부분에 한해서가 아닌, 예전에 꺼내서 보여드릴 수 있는 카드들이 되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제가 다양한 카드가 없다고 느껴져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지?’라고 끊임없이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을 계기로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으면서 연기적인 가치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그게 저를 버티게 만든 원동력이었죠. 만약 제가 이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정체기를 가졌을 텐데, 이 작품을 하면서 연기자로서의 방향과 목표가 생겼어요. 연기자는 항상 날카로운 칼날을 계속 갈고 있어야 하거든요. 고여있는 물이어도 안되고요. 그만큼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되려 ‘김과장’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간 남궁민. 그는 자신의 신인 시절을 떠올리는 후배들을 보면서 열정을 다시금 되새기기도 했다.

“제가 그동안 어떤 연기를 했건 상관없이 스스로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로 인해 또 열심히 노력할거란 걸 스스로 알기 때문에, 지금이 너무 좋고 뭔가 마음의 통장에 저축을 한 느낌이에요.(웃음)”

그런 열정이 남궁민을 ‘김과장’ 속 김성룡으로 완벽하게 변신 시켰다. 김성룡이 되기 위해 조금 더 과잉된 개그적인 표현을 하는가 하면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저렴한 옷까지 직접 골라서 입는 것 까지. 자신이 맡은 여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다. 그랬기에 남궁민만 할 수 있는, 남궁민이였어야 하는 ‘김과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실 ‘김과장’의 인기를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경쟁작인 ‘사임당 빛의 일기’의 경우, 200억이라는 대작에 배우 이영애의 복귀작까지 맞물리며 큰 화제를 낳았기에 상대적으로 ‘김과장’의 성적은 저조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으니 말이다. 그러나 막상을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상승하는 시청률은 ‘김과장’을 동시간대 1위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안겨줬다. 그러나 남궁민은 ‘사임당’과의 맞대결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배우 남궁민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제 드라마에 집중하면 남의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잘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상대작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저희 작품에만 집중해서 빠져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영애 선배님의 복귀작이고 높은 제작비가 들었다는 대작이라는 이야기에 의식을 안 할 수는 없었죠. 그렇다고 상대작이 대작이니까 ‘우리 작품 망했다’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도 분명히 이야기 했지만 자신 있었습니다. 시청률이 얼마나 나오고 기기고 말고읨 문제가 아니라 너무 신중하고 재미있게 촬영했고, 1부 가편집분과 믹싱을 안했는데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작품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실패한 것도 있었지만 저도 올해로 19년차 연기자가 됐고 그렇다보니 어느 정도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긴 것 같아요. 감독님과 처음 맥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했었는데 이 작품이 이 정도 되는 대본이 있는데, 안되면 감독님과 제 탓이라고 말하기도 했었어요.(웃음)”

남궁민의 목소리에는 늘 힘이 있고 자신감이 있었다. 누구나 쉽게 낼 수 없는 자신감이다. 그래서 ‘김과장’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재밌지 않나요?”라며 되물었다.

“잠깐을 봐도 웃을 수 있는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좋았어요. 여러 가지 스토리들이 많이 없지만, 그렇다고 앞 회차를 못 봤다고 두 번째 회차의 내용이 이해가 안되는 드라마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답답한 시국에 맞는 드라마라는 점도 있었고요. 보통 ‘사이다 드라마’라고 하죠.(웃음) 거기에 극중 김성룡이 사이다 엔딩씬을 맡았으니까요.(웃음) 그런 것들이 ‘김과장’의 인기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천재적인 연기라고 할 만큼 김성룡을 소화해낸 남궁민. 그러나 자신은 김성룡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궁민이 김성룡을 연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과장’에서 편집된 씬들이 많아요. 그래서 아쉽죠. 드라마가 잘 되면 광고가 많이 붙는데 그렇게 되면 시간이 많이 줄게 되잖아요. 혹시나 감독판이 나온다면 구매해서 다 보고 싶어요.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편집실에서 편집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아요.

‘리멤버’ ‘미녀공심이’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남궁민은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제는 그야말로 ‘연기의 맛’을 제대로 알고 연기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악역과 코믹을 마스터 했으니 다음은 어떤 연기를 또 해보고 싶을까.

“저는 좋은 작가님과 감독님이 계시다면 드라마나 영화든 어떤 역할이든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가 전혀 없어요. 그렇게 100% 다 소화해내는 게 제 목표기도 하고요. 그리고 연기를 할 때도 뭔가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잘 다듬어진 칼날처럼 날카롭게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서 정착하거나 제 스스로 인정해버리면 끝인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어색하더라도 도전하고 노력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고 싶어요.”

혹자들은 이런 남궁민이 데뷔 약 20년만인 최근에야 빛을 보게 된 배우라고 말한다. 다소 늦게 빛을 본 배우지만 자신은 이런 상황에 거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어떡해 이상해’라고 한들 제 자신감이 넘치고 스스로가 만족했다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들리지도 않을거예요. 늘 저를 리프레시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제가 조이지 않고 흘러가고 변화하려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느끼는 지금의 상황이 만족스럽다고 생각해요. 연기 인생에서는 굉장히 좋은 현상이잖아요. 저는 진짜 거만한 게 아니라 앞으로도 너무 자신 있습니다.”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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