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ICT 리더 보고서] ① 황창규 KT 회장, ‘영어'가 곧 ‘글로벌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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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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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정보통신기술(ICT)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의 발빠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로 대표되는 ICBM 선도 경쟁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옮겨가고 있다. 새로운 ICT 시대를 열어나갈 뉴 ICT 리더들의 역량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황창규 KT 회장 (사진제공=KT)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저는 오늘 강단에 서기 직전 ‘존 하버드’ 동상의 신발을 쓰다듬고 왔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9월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이같이 말하며 하버드대 창립자 ‘존 하버드’ 동상의 신발을 만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무대에 띄우자, 강연장을 메운 800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의 폭소가 쏟아졌다.

황 회장은 하버드대 창립자 ‘존 하버드’ 동상의 신발을 쓰다듬으면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다는 속설대로 이날 강연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신발을 만지는 의식을 치렀다는 말로 하버드대 학생들의 호감을 한순간에 이끌어 냈다.

황 회장은 이날 강연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셀카 세례를 받으며 한동안 강의실을 떠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KT를 진두지휘하는 황 회장의 가장 큰 글로벌 경쟁력은 바로 ‘영어’다. 물론 최고경영자(CEO)에게 영어는 기본 스킬이지만, 황 회장이 구사하는 영어는 현지 미국인의 마음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언어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글로벌 무대에 서기만 하면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어 보이는 황 회장의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이유다.

황 회장은 지난주 방한한 로웰 맥아담 미국 버라이즌 CEO를 만났을 때도 통역자의 배석 없이 자신의 영어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어진 만찬자리에서도 황 회장과 맥아담 CEO의 통역 없는 솔직한 대화가 오고 갔다.

IT기업을 이끄는 수장에게 영어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만큼 영어로 연설하는 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황 회장은 2014년 KT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영어 기조연설이 7번째다. 오는 14일에는 8번째 영어 강연을 하버드대에서 펼칠 예정이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제공=KT) 



황 회장의 영어 연설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원고가 없다는 것. 그리고 황 회장은 청중의 관심을 끌만한 중요한 내용을 말하기 바로 직전, 오른손과 왼손을 차례로 들어 보이며 “Ladies and Gentlemen(신사숙녀여러분)”이라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연설을 하다가 KT의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목소리 톤이 갑자기 높아지기도 한다. 자사 기술과 제품에 대한 자부심의 표출인데, 이는 KT 제품에 대한 신뢰와 설득력으로도 이어진다. 청중들은 황 회장의 이런 모습에서 그가 단순한 연설자가 아닌 ‘KT의 상징’으로까지 여기게 된다는 분석이다.

또 황 회장의 영어 연설에는 IT 기술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청중들은 황 회장의 기술용어에 대한 어휘력의 풍부함에 감탄하며 ‘IT 전문가답다’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기도 한다.

황 회장의 유창한 영어실력에서 비롯된 글로벌 인맥 또한 KT가 추진하는 '5G'에서 그 진가가 발휘되는 모습이다.

KT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시한 2020년 5G 상용화 시기보다 1년 빠른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은 그 원동력이 될 5G 기술표준을 국제표준화단체 3GPP의 일정보다 18개월 앞당겨 제시했다. '평창 5G 규격'이라 불리는 KT의 기술표준을 글로벌 통신업체들이 수용하도록 '5G 외교'를 통해 성사시켰다. 

한 대기업의 인재개발 전문가는 "IT기업을 이끄는 CEO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CEO가 직접 글로벌 시장을 뛰며 영어를 무기삼아 사업을 펼쳐나가는 모습은 사실 보기 드문일"이라며 "글로벌 IT업계를 이끄는 수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경영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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