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中 사드보복보다 무서운 中 먹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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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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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가디언즈 오브 판타지.'

지난 18일 해외 앱스토어에 출시된 모바일 MMORPG(다중동시접속역할수행게임)입니다. 중국 개발사 WanXin이 개발한 이 게임은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와 파스텔톤의 색감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평소 게임을 즐겨하던 유저들은 이 게임을 보는 순간 금방 실체를 깨닫고 맙니다. 불과 국내에서 10일전 서비스를 종료했던 게임을 이름만 바꿔 출시됐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올해 1월 12일 국내 양대 마켓에서는 '로스트테일'이라는 게임이 출시됐습니다. 당시 퍼블리싱을 맡은 넥스트무브는 걸그룹 '트와이스'를 전면적으로 홍보대사로 내세우고, '볼빨간사춘기'를 OST에 참여시키면서 해당 게임을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로스트테일은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그래픽 리소스 도용 카피캣 게임 논란에 불구하고, 출시 보름만에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1위로 올라서며 흥행 조짐이 엿보였습니다. 그 때까지도 유저들은 침몰하는 배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넥스트무브는 설 연휴가 끝난 2월 초 돌연 구글플레이에서 로스트테일을 원스토어로 이전하면서 운영에 손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설 명절에 맞춰 내놓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이용자들의 지갑을 유도한지 불과 며칠 사이의 일이였습니다.

이 때부터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중국 게임의 먹튀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운영을 맡은 넥스트무브의 잦은 운영 종료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습니다. 실제 넥스트무브가 앞서 출시했던 강철의 주인, 밤을 걷는 선비 등 대부분의 게임들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운영을 종료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넥스트무브는 이달 7일 로스트테일 공식 카페에 정호영 대표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게 됩니다. 본인도 중국 개발사가 넥슨의 저작권을 도용한 사실을 몰랐다는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운영사임에 불과하고 무책임한 사과와 성의없는 환불 조치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두 달만에 서비스가 종료되는 상황에서 결제를 유도했다는 '꼼수회사'라는 오명까지 얻게 됩니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게임사업자들의 이용자 권익 보호가 미흡하다는 것이 여실히 들어나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먹튀 행위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된다는 점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무료 모바일 게임을 이용한 소비자 중 40% 가까이 서비스 종료 사실을 사전에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일부 모바일 게임사들은 이용 약관에 서비스 종료 30일 전에 홈페이지 등에 종료 사실을 게시만하면 그 의무를 다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중국의 사드보복 논란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안좋은 시장 분위기에서 저렴한 중국산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고, 수익이나거나 이용자가 줄면 곧바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식의 먹튀 행위에 대한 정부차원의 강력한 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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